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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재판 연기는 평등권 침해” 헌법소원, 줄줄이 각하···1건은 심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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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작성일25-07-06 03:51 조회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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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 형사재판이 연기된 것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제기된 헌법소원을 헌법재판소가 잇달아 각하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달 24일 일반 국민이 헌법 84조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달라며 청구한 헌법소원을 각하했다. 각하는 소송 또는 신청이 법적·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별도 심리 없이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헌재는 이 헌법소원을 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에 배당하고, 청구 적격성을 검토한 결과 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헌법의 개별조항은 위헌 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이를 대상으로 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는 부적법하다”고 각하 사유를 설명했다.
헌재는 지난 1일에도 재판 지연과 불소추 특권 적용의 위헌성을 판단해달라며 제기된 헌법소원 2건을 모두 각하했다. 또 다른 재판 지연 위헌 확인 헌법소원 1건은 심리 중이다.
앞서 6·3 대선 이후 이 대통령에 대한 형사재판 공판기일이 대통령의 형사상 불소추 특권을 규정한 헌법 84조를 근거로 잇따라 연기되자, 헌재에는 이 같은 재판 기일 추후 지정으로 평등권이 침해됐다는 내용의 헌법소원 4건이 접수됐다. 청구인은 “헌법 68조는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판결 등으로 자격을 상실할 경우 60일 이내 후임자를 선출하도록 해 국민주권의 책임정치를 보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헌법 84조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으로 인해 재임 중 대통령에 대한 유죄 확정이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지연됨으로써 위 조항이 무력화된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2심 무죄), 위증교사 사건 항소심(1심 무죄), 대장동·백현동·위례·성남FC 사건 1심,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사건 1심,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1심 등 총 5개 사건의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달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이 헌법 84조를 이유로 재판을 무기한 연기한 뒤 다른 사건 재판부들도 잇따라 기일을 미루고 따로 지정하지 않았다. 사실상 임기 중엔 재판이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을 심리하는 수원지법 재판부도 지난 1일 진행된 4차 공판준비기일에서 다음 공판기일을 추후 지정하기로 했다. 이 재판부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도 맡고 있는데, 오는 22일 예정된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을 연기할 가능성이 크다.
실험적인 장르영화의 장,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오는 3일 경기 부천시 일대에서 11일간 열린다. ‘이상해도 괜찮아’라는 슬로건 아래 41개국 221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공지능(AI)을 영화제의 화두로 내세웠다.
올해 개막작은 덴마크에서 활동 중인 폴란드 감독 피오트르 비니에비츠 감독의 <그를 찾아서>다. 영화는 독일 감독 베르너 헤어조크의 “4500년 후에도 컴퓨터는 내 영화만큼 훌륭한 영화를 만들 수 없을 것”이라는 말에서 출발한다. 비니에비츠는 AI 기술과 대척점에 있는 헤어조크 감독의 시나리오를 AI에 학습시킨 뒤 생성한 대본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가상의 독일 도시에 발생한 미스터리한 죽음을 소재로 한다.
폐막작은 한제이 감독의 <단골식당>이다. 워커홀릭 영어강사 미원(주현영)이 갑자기 실종된 엄마 예분(김미경)을 찾고자 동네 사람들과 힘을 합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가볍고 따뜻한 분위기로 타인과의 소통, 믿음, 공동체의 가치를 조명한다. BIFAN이 한국 영화를 폐막작으로 선정한 건 5년 만이다.
BIFAN은 지난해 국내 영화제 최초로 AI영화들만의 국제 경쟁 부문인 ‘부천 초이스: AI 영화’를 신설했다. 350편의 출품작 중 엄선된 11편의 AI 영화가 이 부문에 초청됐다. 5년간 AI 영상 콘텐츠 창작자 1만 명을 양성한다는 목표 아래 AI 국제 콘퍼런스도 열린다. BIFAN 측은 “새 기술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이 기술이 영화계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우 특별전의 주인공은 이병헌이다. <공동경비구역 JSA>(2000),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콘크리트 유토피아>(2023) 등 그의 대표작 10편을 만나볼 수 있다. 이병헌은 개막식을 비롯해 메가토크, 무대 인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국내 영화 제작사 외유내강의 창립 20주년을 맞아 <짝패>(2006), <엑시트>(2019), <모가디슈>(2021) 세 편이 다시 관객을 찾는다. 오는 6일에는 강혜정 외유내강 대표, 류승완 감독, 배우 조인성 등이 참여하는 토크 섹션 ‘메가 토크’가 열린다.
일본 추리소설의 대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일본 영화들도 상영된다. <용의자 X의 헌신>(2008), <한 여름의 방정식>(2013), <침묵의 퍼레이드>(2022) 등이다.
‘김태용, 시선의 온도’ 섹션에서는 김태용 감독의 중단편 영화가 관객을 만난다. 김 감독의 장편 <꼭두 이야기>(2019)와 단편 <그녀의 전설>(2015)이 알마출판사에서 그림책으로 출간되는 것을 기념해 특별전이 마련됐다. 상영작 6편 중 <꼭두 이야기>를 제외한 작품은 모두 러닝타임 10~30분대의 단편이다.
보디 호러물 영화 7편을 모은 특별전도 기획됐다. 1970~1980년대 보디 호러 장르를 대표하는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데드 링거>(1988)를 비롯해 <허니 번치>(2025), <어글리 시스터>(2025) 등 장르의 현대적 재해석을 보여주는 최신작까지 한데 모았다.
BIFAN은 부분 경쟁을 도입한 비경쟁 국제영화제로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와 함께 한국 3대 영화제로 꼽힌다. 3일 오후 7시 경기 부천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부천시청, CGV 소풍, 롯데시네마 부천, 부천아트벙커B39 등에서 영화 상영이 이어진다. 상영작 정보는 BIFAN 홈페이지와 영화 추천 서비스 왓챠피디아 내 마련된 특별 탭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폐막은 오는 13일.
자정에 가까운 시각, 텅 빈 밤거리로 나섰습니다. 무더웠던 낮에 비해 기온이 뚝 떨어진 밤공기는 안개가 낀 듯 촉촉했습니다. 여름밤은 나긋했습니다. 기분이 적당히 차분해지는 종류의 서늘함이었습니다. 그때 사거리 신호등의 초록불이 깜빡거리기에 달릴 준비를 했습니다. 저는 혼잣말을 입 밖으로 내뱉을 때가 많은데요. “지금이야. 달려. 달려!” 하면서 달리기 시작하려는데 곧바로 빨간불이 됐습니다. 저는 본격적으로 달리려다가 우뚝 멈춰 서는 우스꽝스러운 모양새가 됐지요.
그때 옆을 보니 거기 남자분이 서 계셨어요. 사거리에는 우리 둘만 있었고 우리는 눈이 마주쳤습니다. 둘밖에 없는 데다 제가 방금 애니 주인공처럼 파이팅 넘치는 혼잣말을 했고 더군다나 우스꽝스럽게 멈춰 섰으니까요. 그분은 애써 모른 척 시선을 돌렸고 저도 아래로 시선을 떨구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는 정말 귀여운 개 친구들이 있는 게 아니겠어요. 무려 커다란 삽살개가 둘이나요. 하나는 눈처럼 하얗고 다른 하나는 석탄같이 시꺼멨습니다. 둘 다 눈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털이 부숭부숭해서는 혀를 내놓고 잔뜩 신이 나 있었습니다. 잘 길들여진 친구들인지 신호를 기다리는 주인 옆에서 얌전히 자리를 잡고 있었어요.
저는 삽살개들이 귀여워서 종일이라도 쳐다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남의 개들을 빤히 쳐다보는 것이 예의 바른 행동인지 판단할 수 없어 애써 고개를 앞으로 돌렸습니다. 그때 딱딱한 것들이 부딪히는 것 같은 토도독토도독 소리가 났어요. 저는 다시 삽살개들을 보았습니다. 주인이 삽살개들에게 간식을 주는 소리였습니다. 토도독토도독.
그때 다른 쪽 길에서 사람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어요. 추리닝과 슬리퍼 차림의 남자. 목적지가 없어 보이는 눈.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걸음걸이. 어딘가 의례적인 듯한, 느긋한 듯한 그들의 걸음 끝에는 역시 동행자가 있었습니다. 이번엔 하얀 시추였어요. 시추가 맞나? 하여튼 삽살개의 반만 한 시추였습니다. 시추는 앞으로 시선을 고정하고 발랄하게 걸어오다가 신호등 기둥에서 멈춰 킁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주인은 무심코 걸어오다가 시추가 멈추자 함께 걸음을 멈췄어요. 그제야 거기가 신호등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듯했습니다. 그러곤 멀지 않은 곳에 커다란 삽살개 두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시추는 신호등 기둥을 향해 한쪽 다리를 번쩍 들어 올렸고, 주인은 삽살개를 힐끔거렸습니다. 쳐다봐도 될까 고민하는 것 같았어요. 삽살개는 토도독토도독 소리를 내고 있었고, 그래도 그게 예의가 맞나, 하는 고민을 하면서요.
그러다 시추가 드디어 삽살개를 발견한 겁니다. 시추는 목줄이 허락하는 데까지 삽살개를 향해 돌진했습니다. 시추의 주인은 그들이 너무 가까워지지 않도록 목줄을 잡아 저지했습니다. 반면 삽살개 주인은 미동도 하지 않았어요. 삽살개의 주인은 개들의 털을 사이좋게 섞어놓은 듯이 머리가 멋있는 색으로 세어 있었습니다. 역시 잘 훈련된 듯한 삽살개들은 시추를 보고도 주인 곁을 떠나지 않았어요. 하얀 삽살개만이 그 자리에서 시추를 바라보며 쇳소리를 냈습니다. 개들은 어떻게 저런 희미하면서도 무시하기 어려우면서도 분명한 쇳소리를 내는 걸까. 저는 감탄했고 시추와 삽살개는 서로의 냄새를 맡고 싶어 했습니다.
그때 별로 멀지 않은 곳에서 또 한 명의 추리닝, 슬리퍼, 같은 속도의 걸음걸이, 그리고 역시나 또 하나의 개가 종종거리며 다가오고 있었어요. 귀를 쫑긋 세운 웰시코기였습니다. 요즘이 산책하기 좋은 시기인가 봐요. 그쵸. 많이 덥지도 않고, 적당히 서늘하고. 그래서인가 봐요. 벌써 자정인데, 이렇게 한적한 사거리가 오후 두 시처럼 개판이 벌어졌습니다. 이거 뭐 나이트 워커스네. 귀여운 강아지들을 예의에 어긋나지 않을 정도로만 흘깃거리고 있는데, 어느새 다시 초록불이 되었습니다.
2009년부터 4년 동안 방영된 <화이트 채플>이라는 영국 드라마가 있다. 런던의 동네 지명인 제목이 암시하듯이 이 드라마의 첫 시즌은 ‘잭 더 리퍼’ 사건의 모방범 이야기로 시작한다. 담당 경찰서의 수사반장 조셉 챈들러와 그의 조언자 에드가 중심인물이다. 에드는 경찰이 아니라 재야의 잭 더 리퍼 사건 마니아로서, 그가 평생 축적한 잭 더 리퍼 사건 관련 세부 지식은 조셉이 범인을 좁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는 잭 더 리퍼 사건 외에도 다양한 과거 범죄에 대한 지식을 지니고 있어서, 두 번째 시즌의 사건을 해결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준다. 이런 유용함을 고려한 조셉은, 세 번째 시즌에서 에드를 정식으로 경찰서의 기록관리원으로 채용하며, 과거의 범죄 기록을 정리하고 조언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마침 이 시즌에서 과거와 바로 연결되지는 않는, 애매한 연쇄 살인 사건이 터진다.
경찰서의 수많은 범죄 기록을 눈앞에 두고, 의욕과 자신감이 과도해진 상태였던 에드는 이 살인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될 만한, 비슷한 부류의 과거 기록을 열심히 찾아온다. 영국의 옛날 사건은 물론 한국의 지존파까지 언급할 정도니, 참으로 가상한 노력이었으나 불행히도 잘못된 참조였다. 마침내 수없는 헛발질 끝에 최종 해결에 의미 있는 조언을 함으로써 존재 의의를 증명하기는 했지만, 에드는 내내 자책감에 시달린다. ‘조금만 더 일찍 제대로 찾았다면 희생자가 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
이 드라마는 역사가나 역사 애호가들이 흔하게 저지르는 오류를 잘 보여준다. 사람들은 흔히 현실의 모든 사안에 대해 역사가 어떤 의미 있는 거울이 되어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역사라는 건 일종의 인간 사회에 대한 광대한 데이터베이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실의 문제를 보고, ‘이런 비슷한 건이 있었을까’ 하며 역사책을 조금만 뒤적뒤적해보면 비슷해 보이는 건이 수없이 보인다. 어리석은 권력자와 사악한 배우자의 조합은 동서양에 넘쳐나며, 부자의 도덕적 타락과 빈자의 감당할 수 없는 고난은 체제의 해체를 불러온다. 어리석은 전쟁과 끔찍한 피해는 또 어떠한가. 인간은 언제나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 세상은 모순에 가득 차 있으며 불안정하다. 아, 역시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이렇게 손쉽게 역사와 현실을 유비하면 안 된다. 인간의 삶은 역사적, 사회적 조건에 따라 몹시 다르기 때문이다. 표면적인 현상이 비슷해 보인다고 과거의 일이 어떤 의미 있는 교훈을 줄 수 있다고 쉽게 단정해버리면, 에드가 그런 것처럼 연쇄 살인의 희생자만 늘어날 수 있다. 더구나 과거를 과거 그대로 보는 것도 불가능하고 논쟁적인데, 현실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더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덤블도어가 과거의 기억들을 모아 놓고서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어떤 일은 지나고 나야 무슨 일인지 알 수 있게 된다고. 이처럼 그 시절이 지나고 나야 그것이 무슨 일이었는지 똑똑하게 보이는 경우도 있다.
역사란 죽은 자가 남긴 글과 흔적을 산 자가 읽고 풀이하고 다시 쓰는 행위를 통해 만들어진다. 이 공정의 어디에서든 의도적이건 의도적이지 않건 여러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죽은 자도 자신의 현실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의 의도를 담아 글을 남기기 마련이며 산 자는 죽은 자의 현실도, 자신의 현실도 불완전하게 이해하는 상태에서 자기 의도를 담아 역사를 읽고 쓰게 되어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팸플릿 쓰듯이 ‘역사의 교훈’을 외치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현재와 과거 어디에서건 발생할 수 있는 몰이해, 양자의 비교 판단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오류 등, 역사의 교훈을 찾고 말하는 행위 곳곳에는 상당한 오해의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역사 리터러시 규칙 제11조가 있다. “역사에서 손쉽게 교훈을 찾지 말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일본산 수입품에 대해 지난 4월 발표한 상호관세율(24%)보다 높은 30~35%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과 무역 협상이 잘 풀리지 않자 관세율을 높여 부르며 압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일본과 협상을 진행해왔다”며 “합의를 할 수 있을지 확신을 못하겠다.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일본)에게 서한을 보내 ‘매우 감사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당신들이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당신들은 30%, 35% 또는 우리가 정한 세율만큼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하겠다”고 했다. 이어 “왜냐하면 우리는 매우 큰 무역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 규모는 약 685억달러(약 93조원)로,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약 699억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을 사랑하고 (이시바 시게루) 신임 총리도 정말 좋아한다”면서 “그들은 우리에게서 30~40년간 뜯어가면서 잘못 길들었고 합의를 하기가 정말로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일부 국가에는 아예 (미국과의) 무역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나 대부분은 수치(세율)를 정해 1쪽이나 1쪽 반 정도 분량의 친절한 서한을 단순하게 써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유예가 끝나는 오는 8일까지 무역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는 국가에는 관세율을 일방 통보하겠다고 말해왔다.
미·일은 7차례 장관급 통상 협상을 벌였으나 주요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미·일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는 “일본은 자동차 관세 면제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점차 인정하고 있다”며 “그러나 일본은 미국과 어떤 합의를 하더라도 그것이 최종적이며 추가 세율 인상은 없으리라는 것을 보장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FT에 말했다.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2일 토론회에서 “기본적으로 관세보다는 투자로 앞으로도 국익을 지켜갈 것”이라며 과거 발언과 비슷한 취지로 말했다. 일본 측 협상 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도 “언급을 자제하겠다”며 “진지하고 성실한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2월7일 백악관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취임 전인 지난해 12월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 자택을 방문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미 외교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무역 협상에선 요구 사항을 관철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협상 상황을 보고받은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불만을 나타내면서 상황이 한층 더 엄중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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