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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앳부동산] 파주~서울역 20분인데 집에서 역까지 30분 이상?…체감효과 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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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지훈 작성일24-04-01 16:30 조회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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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역까지 도보 10분 이내 아파트 한정적GTX 개통으로 단축되는 시간, 18분에 불과연계교통 해결 위해 수요응답형 대중교통 도입과역에 주차→열차타는 ‘파크앤라이드’ 제안도
지난 26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에서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로 가는 광역버스는 이미 승객들로 빼곡했다. 한시간 여를 달려 정류장에 내리자 멀리 공사가 한창인 GTX 운정역 부지가 보였다. 공사장 외벽에 써진 ‘강남 20분 시대 열린다’라는 문구에서 GTX에 거는 시민들의 기대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GTX의 극적인 출퇴근 시간 감축 효과를 실제로 체감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을 수도 있다. 정부는 올해 말 GTX-A 파주~서울역 노선이 개통하면 출퇴근 시간이 70분에서 20분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이는 승강장에서 승강장까지 이동하는 시간만 말한다. 운정역에서 서울역까지 가는 시간보다 집에서 운정역까지 가는 시간이 더 오래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걸린다면 GTX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GTX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역세권을 어떻게 넓힐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GTX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출퇴근 시간을 ‘도어 투 도어(문에서 문까지)’ 1시간 이내로 잡는다. 2021년 경기연구원이 낸 보고서 ‘경기도민 통근·통학 삶의 질 특성’을 보면, 통근자들의 스트레스 점수는 40~50분대까지 67.3에서 50~60분대에서 74.5로 급상승했다. 통근자들의 스트레스는 1시간에 다다를 수록 높아지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집에서 역까지의 적정거리도 역산해볼 수 있다. 파주 운정역에서 서울역까지 출퇴근하는 직장인을 기준으로 본다면, 우선 운정역 승강장에서 서울역 승강장까지 이동하는 거리 20분이 필요하다. 박경철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여기에 ‘보이지 않는 시간’ 약 20분정도가 필요하다고 계산했다. GTX를 기다리는 시간(8분)은 평균 배차간격17분의 절반으로 계산하고, 운정역과 서울역 출입구에서 승강장까지 이동하는 시간 각각 6분 정도를 더한 것이다. 그리고 나면 ‘집에서 운정역’ ‘서울역에서 회사’까지 이동할 수 있는 시간은 약 20분 정도가 남는다.
현재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집에서 역까지 도보로 10분 이내 이동할 수 있는 단지는 한정적이다. 일대 ‘대장아파트’로 불리는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와 운정신도시아이파크가 그중 하나다. 기자가 센트럴푸르지오에서 운정역 공사현장까지 도보로 걸어가는데는 약 4분30초정도가 소요됐다. 아직 승강장 위치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10분 이내 도착 확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단지는 많지 않다는 데 있다. 통상 업계에서 정의하는 역세권이 승강장에서 500m 정도임을 고려할때, 운정역(동패동 409-1기준) 반경 500m에 일부라도 걸쳐진 곳은 12개 단지(주상복합 포함) 뿐이다. 이는 파주 운정·운정3지구에 공급되거나 공급이 예정된 공동주택 단지 163곳의 7.3%(택지정보시스템)에 불과하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모든 사람들이 역세권에 살 수는 없고, 얼마 안되는 역세권 주민만을 위해서 이 많은 돈을 GTX에 투자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파주 운정신도시는 2000년대 초반 개발이 시작된 2기 신도시에서도 유독 ‘역세권’이 발달하지 않은 지역이었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가 지난해 10월 수행한 ‘광역교통망 신도시 토지이용방안’ 연구를 보면, 경의중앙선 운정역을 기준으로 도보 10분 내 접근가능 면적은 3.38㎢로, 정자역(6.64㎢)의 절반에 그쳤다. 도보 20분내 접근가능 인구는 1만1084명으로, 정자역(15만9723명)의 10분의 1 수준이다.
이는 기존 경의중앙선 운정역의 지리상 문제에 기인했다. 운정신도시에서도 가장 동쪽에 있고, 하천과 업무지구를 앞에 두고 있어 주택단지와의 접근성이 떨어졌다. 교통망이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거단지가 우후죽순 생기다 보니 역사를 기종점으로 버스 노선을 정하기도 어려워졌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는 GTX가 지나는 운정역을 운정신도시 가운데에 다시 신설하기로 했다.
현재 GTX 운정역이 위치한 곳은 주택단지 가운데다. 버스 노선의 구심점 역할을 못하고 있다. GTX 운정역을 중심으로 한 연계교통망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는다면, 도보 이동이 어려운 비역세권 단지들은 출퇴근 시간이 드라마틱하게 개선되긴 힘들 수 있다.
예컨대 GTX 운정역에서 차량으로 7분 거리인 A단지에서는 정류장까지의 도보 이동시간(16분)과 버스 대기시간(8분), 버스 이동시간(10분)을 모두 합쳐 34분이 소요됐다. 여기에 GTX 평균 대기시간(8분)과 승강장까지 두번의 이동 시간(12분)을 포함해 열차 승차 시간(20분)을 합치면 집에서부터 서울역까지 출퇴근 시간은 최소 1시간 14분이 된다. GTX 개통으로 단축되는 시간은 18분에 불과하다.
이에 파주시는 GTX-A노선이 개통되는 연말까지 GTX역을 기종점으로 버스 노선을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파주시청 관계자는 단지 앞을 지나는 노선을 만들어달라는 민원을 최대한 수렴했다면서도 환승센터 연계도로가 아직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 노선을 그리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이러한 연계교통 부족은 파주 뿐 아니라 경기도 외곽 지역이 모두 안고있는 고질적인 문제다. 지하철이 몇백m 단위로 거미줄처럼 조성되어있는 서울과 달리, 경기도 외곽 지역은 철도를 통한 환승교통망 마련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전문가들은 연계교통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우선 수요응답형 대중교통(DRT) 도입을 꼽았다. 수요응답형 대중교통은 승객이 부르면 운행하는 방식으로, 전화나 어플을 통해 예약시간을 맞추어 정류장에 도착하는 방식이다. 몇시간 단위의 예약을 모아 노선과 스케줄을 정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으로는 수요가 부족해 민영버스회사가 운영을 꺼리는 시 외곽 지역까지도 버스를 운행할 수 있게 된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역까지 자동차로 운전해 철도로 갈아타는 ‘파크앤라이드 시설’ 도입(주차장)도 제안한다. 박경철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버스는 철도보다 유연하게 수요가 많은 지역을 오갈 수 있다는 게 장점이지만, GTX 이용수요가 있는 모든 곳을 오가면 노선이 지나치게 복잡해질수 있다며 경기도 지역에서 GTX가 성공하려면 파크앤라이드 시설 확충이 핵심이라고 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도 GTX역까지 차로 10분 안에 도달할 수 있다면 역세권의 중저밀 주거에서 벗어나 외곽의 단독주택에 살면서도 서울 출퇴근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파크앤라이드 시설을 대폭 확충해야 GTX로 수도권의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역세권 인근의 주차장 공간 부족과 주차 요금 현실화는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이장호 한국교통대 철도공학부 교수는 GTX역이 생기면 주변에 상업시설을 만들려는 수요가 생길텐데 그러면 주차수요가 발생한다며 그렇다고 주차요금을 너무 높게 받으면 환승주차장의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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