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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치료 못 받아 죽어나가야 종지부 찍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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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지훈 작성일24-03-30 22:30 조회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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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만난 김모씨(69)는 남편 황모씨(69)의 수술 날짜가 앞당겨졌지만 기쁨보다 분노가 더 컸다. 강원 원주시에 사는 황씨는 대장암 수술을 한 뒤 회복하던 시기에 넘어져 고관절이 골절됐다. 수술은 다음달 3일로 잡혔다가 의료진이 없어서 수술을 못한다며 무기한 연기됐다. 김씨가 ‘검사한 자기공명영상(MRI) 사진이라도 보자’고 요청해 이날 예정에 없던 추가 진료를 겨우 잡았다. 그런데 골절부에 괴사가 진행된 게 발견됐다. 다음달 1일로 수술이 긴급히 잡혔다. 김씨는 이런 일까지 겪으니 이제 사직서를 낸 의사들은 ‘평생 의사를 못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까지 든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날 교수들이 집단 인스타 팔로워 사직한 고려대 안암병원,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난 환자들은 사직서를 낸 교수들을 향해 의사로서 본분을 다해달라 환자만 생각해 대화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췌장암 3기로 항암치료를 받는 박광숙씨(65)는 교수들은 진짜 사직을 안 할 줄 알았는데 충격적이라며 담당 교수님도 사직한다고 하면 ‘의사 선생님’이라는 말이 안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임신 초기라 2주 단위로 검진을 인스타 팔로워 받는 조모씨(37)는 병원이나 의사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지고 두려움이 앞선다고 말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정말 환자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해 죽어나가는 상황이 돼야 비상식적인 사태의 종지부를 찍을 셈인가라고 비판했다.
환자들은 의사와 정부가 모두 대화와 타협에 나서길 바랐다. 림프종 수술 후 3개월 주기로 추적 검사를 받는 이갑수씨(64)는 정부가 ‘무조건 2000명 증원을 하겠다’는 식으로 소통하면 결국 나처럼 위급한 환자들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조금씩 양보해서 우선 1000명이라도 증원하고 점차 늘리자는 식으로 협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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