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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의 일상과 호사]잘~잤다! 나무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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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지훈 작성일24-03-25 09:03 조회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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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운전하다 마침내 호텔에 도착했는데 좀 묘한 분위기였다. 영화 <미드소마>의 배경에 겨울을 섞으면 이런 느낌일까. 사방에 눈이 소복하게 쌓여 빛나는 침엽수림이었다. 땅에는 얼음이 두꺼워서 아장아장 걷지 않으면 아찔하게 미끄러졌다. 유난히 해가 빨리 떨어지는 숲속에 조명조차 많지 않아 갑자기 암흑 같기도 했다. 한없이 자연에 가까워서 더 낯설었던 스웨덴에서의 첫날 밤, 호텔 관계자가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웃으며 말했다.
몇몇 방들은 여행용 캐리어를 들고 올라갈 수 없어요. 저희가 드린 더플백에 꼭 필요한 짐만 따로 챙겨주시겠어요?
피곤해 죽겠는데 가방을 열어서 짐을 다시 싸야 한다고? 방인데 올라가야 한다고? 캐리어는 못 올라간다고? 그게 끝이 아니었다. 하룻밤에 제공되는 물의 양은 딱 3ℓ였다. 1.5ℓ 페트병 두 개 분량의 물이 세면대 위에 기다란 링거병처럼 설치돼 있다고 했다. 더 낯선 건 화장실이었다. 변기 커버를 열면 물 대신 종이 필터가 장착돼 있었다. 볼일을 본 후 커버를 덮고 연소 버튼을 누르면 약 600도의 열로 배설물을 소각하는 연소식 화장실이었다. 물을 아끼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삶의 방식이었다.
씻는 물은 하룻밤에 3ℓ만 허용되고 변기는 ‘화르륵’ 연소 방식모든 게 자연과 함께인 이곳, 전기차조차 친환경 그 이상
북회귀선에서 남쪽으로 약 60㎞ 떨어진 스웨덴 마을 하라즈. 우리는 트리 호텔(Tree Hotel)에 막 들어선 참이었다. 배정받은 방의 이름은 UFO였다. 정말이지 침엽수림 나무 위에 불시착한 UFO 같았다. 얇고 견고해 보이는 금속 사다리를 타고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 육중한 나무 해치를 열고 올라가야 방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캐리어를 들고 방으로 올라가는 건 과연 불가능한 구조. 동그랗고 작은 방에는 다섯 명이 잘 수 있는 침대와 작은 테이블, TV와 플레이스테이션까지 알차게 준비되어 있었다. 샤워실이 없는 대신 약 5분 거리에 있는 사우나룸을 이용할 수 있었다. 사다리를 내려와 사우나룸으로 향하는 길에서는 톤이 낮은 방울소리를 들었다. 동행하던 호텔 관계자가 말했다.
가까이에 순록이 있다는 뜻이에요. 소리를 들어보니 매우 가까이에 있네요. 아마 내일 아침에 나오면 순록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잠에 들려는 와중에도 방울소리가 도로롱 도로롱 했고, 이른 아침에 소리가 나는 쪽으로 걸었더니 예닐곱 마리의 순록 가족과 만날 수 있었다. 귀엽고 신기했지만 전날 저녁에 먹었던 순록 고기가 떠오르기도 했으니…. 북유럽의 순록은 아시아의 소와 비슷하다. 일을 하고 식량이 되고 옷이 되기도 한다.
트리 호텔의 모든 방은 나무 위에 있었다. 한 그루의 나무도 베어내지 않고 적어도 4m 이상의 높이에 지었다. 숲과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2010년, 북유럽의 내로라 하는 건축가들이 5개의 방을 지은 것이 시작이었다. UFO는 2011년에 지은 작품이고, 지금은 총 8개의 방이 있다. ‘미러큐브’라는 이름의 방은 정육면체의 모든 면이 거울이었다. 거대한 새 둥지처럼 지은 방도 있었다. 미러큐브의 숙박료는 약 80만원. UFO 룸은 약 70만원이었다. 숙박료는 계절과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스웨덴에서 내내 운전했던 차는 볼보가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순수전기차 EX30이었다. 지난 11월 최초로 공개했던, 볼보가 만든 가장 작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자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가진 모델이다. 사양에 따라 코어와 울트라로 나뉘는데 보조금을 감안하면 둘 다 4000만원대에 살 수 있다는 게 큰 화제였다. 하지만 이 미래적인 차를 이해하는 데 진짜 필요한 건 볼보와 EX30을 둘러싼 스웨덴의 일상과 문화가 아니었을까. 볼보의 뿌리는 스웨덴에 있으니까, 스웨덴에서의 거의 모든 경험에 EX30을 이해할 수 있는 단서가 숨어 있었다. 가장 거대한 화두는 역시 트리 호텔에서 체험한 것 같은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볼보는 EX30을 순수전기차 전환의 분수령으로 삼았다. 지금까지 볼보가 만든 자동차 중, 수명주기 내 가장 적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도록 설계했다. 25%의 재활용 알루미늄과 17%의 재활용 강철, 17%의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적극적으로 썼다. 인테리어도 과감하게 혁신했다. 재활용 데님, 재활용 플라스틱, 아마(flax) 기반 합성 섬유,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니트 소재, 북유럽 숲에서 얻은 바이오 소재와 페트병 소재를 활용해 새롭게 만든 ‘노르디코(Nordico)’까지.
언뜻 보면 그냥 플라스틱과 천으로 보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고급스럽다’ 생각해 온 소재인 가죽, 크롬, 원목과는 매우 다른 느낌일 것이다. 누군가는 ‘원가 절감’ 운운할 수도 있지만, 그건 시대를 잘 모르는 사람의 인상평일 것이다. 거대한 자본을 투자해 신소재를 개발하고 더 넓은 범위에 활용하며 널리 알리는 일. 요즘의 자동차 회사들은 친환경 소재 개발의 전선에 있다. 그래야 지속 가능한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을 향한 시선은 소재를 넘어 감각적인 차원에까지 닿아 있다. EX30의 선루프는 거대하다 못해 지붕 전체가 뚫려 있는 것처럼 광활하다. 빛이 귀한 나라 스웨덴에서도 빛과 따스함을 실내로 들이기 위해 창을 최대한 널찍하게 낸다. 우리가 트리 호텔을 떠나 머물렀던 두 번째 호텔, 악틱 배스(Arctic Bath)의 객실들이 그렇게 지어져 있었다.
악틱 배스( 2018년, 스웨덴 하라드 지역 룰레강 위에 지은 호텔이다. 말 그대로 12개의 객실 중 6개의 객실은 강 위에 떠 있다. 천고가 높고 창이 큰 방 안으로 한낮의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뒷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강으로 이어진 덱이었다. 3월의 룰레강은 두껍게 얼어 있었지만 여름에는 그대로 뛰어들어 수영을 할 수 있는 구조였다.
숲 쪽 방들은 정말이지 거대한 규모의 통창을 갖춘 복층 구조의 객실이었다. 한쪽으로 숲, 다른 한쪽은 강이 차분하고 압도적인 규모로 시야를 가득 채웠다. 물과 숲과 하늘이 제각각 거대하게 한눈에 들어오는 대자연이었다.
이 호텔에선 스웨덴의 자연환경을 만끽할 수 있는 액티비티를 제공하는데, 이날 체험한 건 냉욕이었다. 동그랗고 작은 규모지만 깊이가 4m나 되고 가장자리가 도톰하게 얼어 있는 얼음풀장과 북유럽식 사우나를 안내에 따라 오가며 즐기는 방식이었다. 사우나에서의 테라피 세션에서 넉넉하게 땀을 빼고 얼음 냉탕에서 5초 정도 머물기를 3회 정도 반복했을 때, 두 번의 환승과 종일 이어진 운전으로 쌓인 여독이 싹 가시고 새로운 하루가 열리는 것 같았다. 생전 처음 경험하는 감각. 사우나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14~18도 사이의 물과는 차원이 달랐다. 차가움을 넘어 피부가 쭈뼛 서고 근육이 수축하며 누가 뼈까지 마사지하는 것 같은 감각. 심지어 감각이 사라지는 것과 같이 강렬한 몇 초를 지나고 나면 새로운 컨디션을 만날 수 있는 스웨덴식 마법.
해 질 녘과 한밤중, 동틀 무렵엔 그 광활한 하늘빛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하늘이 낼 수 있는 색이 이렇게까지 다채로웠나. EX30의 엠비언트 라이트는 총 다섯 가지. 각각 스웨덴의 자연환경에서 영감을 받았다. 스웨덴 서쪽 해안 군도의 일몰 즈음(Archipelago), 6~8월의 따뜻한 여름빛(Mid Summer), 환상적인 오로라(Northern Light), 한낮의 침엽수림(Forest Bath)…. 여기에 악틱 배스에서 목격했던 그 다채롭고 깊은 석양빛(Nordic Twilight)까지.
내연기관 시대의 자동차는 국적에 따른 성능 차이가 관전 포인트일 수 있었다. 이제 좀 다른 시대가 열리는 중이다. 상향 평준화된 성능의 전기차 시대. 브랜드의 국적에 따른 초격차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각자의 뿌리를 깊게 인식하는 문화 콘텐츠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LG전자가 중소벤처기업부, 인텔,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인공지능(AI) 노트북에 탑재할 ‘온디바이스 AI’ 기술 발굴에 나선다.
LG전자는 21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호텔에서 중기부, 인텔코리아,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온디바이스 AI 챌린지’ 출범식을 열었다. 온디바이스 AI 챌린지는 뛰어난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온디바이스 AI는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를 구동하는 개념이다. 이 기술이 노트북에 적용되면 인터넷 연결 없이도 실시간 통번역이 가능하고 그림, 영상, 음악 등을 제작할 수 있다. 클라우드 AI보다 보안성이 뛰어나고 작업 속도가 빠르며 전력 소모량도 적다. 온디바이스 AI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전개되면서 해당 기술을 적용한 제품도 속속 나오고 있다.
LG전자·중기부 등이 발굴할 분야는 온디바이스 AI를 활용한 보안 솔루션, 엔터테인먼트, 생산성 강화, 하드웨어 성능 개선, 프로그램 개발 등이다. LG전자는 올해 노트북 제품에 AI 연산 기능을 특화한 인텔 프로세서를 적용한 데 이어 이번에 발굴하는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차세대 LG 그램 노트북에 탑재할 계획이다.
챌린지에서 발굴한 스타트업은 사업화 검증 과정에서 디바이스(LG전자), 칩셋(인텔), 소프트웨어(마이크로소프트) 등 각 분야 전문기업의 기술과 중기부의 협업 비용 지원을 받는다.
지원 대상은 온디바이스 AI와 인텔의 ‘오픈비노’ 툴킷을 활용한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이 있는 창업 10년 이내 스타트업이다. 참여를 희망하는 스타트업은 다음달 11일까지 K-스타트업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온디바이스 AI PC 분야, 온비다이스 AI 응용 분야, 자유 제안 분야 등 3개 분야 중 1개를 선택해 지원해야 한다. 4월 평가와 참여 스타트업 선정, 5~9월 기술검증(PoC), 9월 성과공유 순으로 진행된다.
중기부는 이번 챌린지를 계기로 생성AI스타트업협의회와 LG전자 등 글로벌 대기업이 참여하는 ‘ AI 스타트업·대기업 상생협의회’를 구성하고 정기적으로 협업과 상생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주간 경향] 가족관계를 둘러싼 법과 제도는 시대 상황과 인식 변화에 따라 바뀌어 왔다. 2008년 폐지된 호주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현실을 제대로 반영해 법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요구는 현재도 지속하고 있다. 가족 외에 다양한 관계를 ‘생활동반자’로 규정하고, 혼인관계를 동성까지 확대하는 방안 등이다.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논의 진척은 더디다. 정부는 근친혼 제한 완화 등 대안 마련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다양한 관계를 제도권으로 포섭
‘생활동반자관계에 관한 법률’이 지난해 4월과 5월 최초로 국회에 발의돼 주목을 받았다. 당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현 더불어민주연합 소속)과 장혜영 정의당(현 녹색정의당) 의원이 각각 내놓았다. 2014년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를 준비했다가 무산된 이후 9년 만에 재등장했다. 생활동반자법은 혈연·혼인으로 꾸려진 가족 외에 생활동반자관계를 신설하는 게 핵심이다. 새로운 가족법인 셈이다.
생활동반자법은 정서적 유대를 바탕으로 일상의 공간과 돌봄을 공유하는 관계인데도, 법적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각종 사회보장제도에서 배제되는 건 부적절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예를 들어 서류상 가족이 아니면 병원에서 수술동의서 작성 등 의료결정권을 대신할 수 없고, 장례를 치르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민연금 등에 근거한 각종 보상금·연금 등의 수급도 제한된다. 소득세 인적공제와 국민건강보험 피부양자 대상이 될 수 없다. 돌봄을 위한 휴가·휴직 등도 가족이 아니라면 적용받을 수 없다. 원가족이 아니더라도 ‘실질적인 가족’에게 이런 권리를 부여하자는 게 생활동반자법의 기본 취지다. 비혼, 노인, 청년, 성소수자, 장애인, 미혼부모 등이 해당할 수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2022년 4월 국회의장에게 생활동반자법 제정을 권고하면서 제도권 밖의 사람들을 제도 안으로 포섭해 정책적 지원을 가능케 함으로써 사회적 안정과 통합을 증진한다라고 밝혔다.
장 의원은 동성혼을 인정하는 민법 개정안(혼인평등법)도 함께 발의했다. 동성혼 법제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건 처음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다른 정당 소속 의원 11명도 공동발의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현행 민법에 동성 간 결혼을 금지하는 명시적인 조항은 없다. 그러나 동성의 혼인신고는 행정기관이 수리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판례도 ‘남녀 간의 결합’만을 결혼으로 인정한다. 이 때문에 동성혼을 인정하는 다른 나라에서 상징적인 의식으로 혼인신고를 하는 커플도 있다.
장 의원의 민법 개정안에는 ‘혼인은 이성 또는 동성의 당사자 쌍방의 신고로 효력이 생긴다’라는 조항이 담겼다. 부부와 부모의 정의에 동성도 포함했다. 장 의원은 동성 간 혼인이 제한돼 제도적 차별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2022년 현재 총 33개 국가에서 동성 간 혼인을 제한 없이 인정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녹색정의당은 지난 2월 생활동반자법과 동성혼 법제화 등을 22대 총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새로운미래도 돌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라며 ‘돌봄중심 생활동반자법’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보수 기독교계는 두 가지 방안에 모두 반대한다.
자녀는 아버지의 성과 본을 따르도록 규정한 민법 조항도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녀가 어머니의 성을 쓰려면, 부모가 혼인신고를 할 때 합의해야 한다. 아이가 태어나면 원칙적으로 아버지의 성을 사용하고, 어머니의 성을 따르려면 별도의 절차가 필요한 것이다. 이런 ‘부성 우선주의’가 위헌이라는 취지의 헌법소원 사건이 헌재에 계류 중이다. 국회에도 관련 법이 발의됐지만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법무부 ‘근친혼 금지’ 완화 논의
정부 차원에서 가족법 개정을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법무부는 지난해 10월 ‘가족법 특별위원회’를 출범했다. 윤진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위원장으로 전문가 총 7명이 참여했다. 특위는 근친혼 제한 범위의 축소 여부 등을 논의하고 있다.
애초 민법에는 동성동본의 혼인을 금지했다. 그러다 헌법재판소가 1997년 이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했고, 2005년에야 ‘8촌 이내 혈족’ 등은 결혼하지 못하도록 개정됐다. 이런 혼인은 무효로 하도록 명시했다. 헌재는 2022년 10월 현행 근친혼 금지 범위는 합헌(5 대 4)이라고 봤다. 그러나 8촌 이내 혼인을 무효로 하는 조항에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올해 말까지 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해당 조항은 효력을 잃도록 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가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지난해 11월 ‘친족 간 혼인의 금지 범위 및 그 효력에 관한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법무부의 가족법 특위 위원인 현소혜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작성했다. 보고서는 근친혼 금지 범위를 현행 8촌에서 4촌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근친혼 금지 범위를 정할 때는 그 기준이 현시대의 친족 및 가족 관념에 부합할 수 있도록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법무부는 지난 2월 해당 보고서를 두고 개정 방향이 정해진 건 아니다라며 신중한 검토와 사회적 논의를 거쳐 시대 변화와 국민 정서를 반영할 수 있는 개정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법무부는 2022년 4월 독신자도 친양자 입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민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현재 친양자의 입양 요건은 ‘혼인 중인 부부’다. 이는 입양 아동의 안정적인 양육환경을 담보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단순히 혼인 상태라고 해서 원활한 양육이 가능한 건 아니라는 반론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개정안은 입양 요건을 ‘25세 이상인 사람’으로 변경했다. 혼인 상태와 상관없이 친양자를 입양토록 한 것이다. 대신 입양 불허 요건 기준을 세분화했다. 다만 부부가 친양자를 입양하려면 모두 25세 이상 요건을 충족해야 해서, 현행보다 입양을 제한받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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