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의 나라’ 스리랑카서 ‘인간-코끼리 전쟁’ 벌어진 이유는?

인도 남쪽의 섬나라 스리랑카에서 코끼리와 인간이 충돌해 서로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현지에서는 정부가 인간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지원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해 스리랑카에서는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야생 코끼리 470마리가 사망했으며, 코끼리의 공격으로 사망한 인간은 176명에 달했다. 코끼리 사망 건수는 세계 1위, 인간 사망자 수는 세계 2위 수준이다. 동물보호단체와 연구자들은 스리랑카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코끼리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불교 국가인 스리랑카는 코끼리를 신성한 동물로 여기며 인간과 코끼리가 미묘한 공존을 이루며 인스타 좋아요 구매 살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30여 년간 이어진 내전이 끝난 2010년대부터 시작된 무분별한 개발과 개간 등으로 서식지를 잃어버린 코끼리들이 인간의 영역에 등장하는 일이 늘면서 충돌이 잦아졌다.
특히 코끼리가 서식하는 습지나 초원 근처의 농가들은 이러한 분쟁의 ‘최전선’에 놓여 있다. 인간의 활동으로 서식지를 빼앗긴 코끼리들이 음식과 물을 찾아 이동하면서 인근 농가의 작물들을 먹어치우기 때문이다. 코끼리를 내쫓으려던 농민들이 공격을 받고 사망하는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최대 피해자인 저소득층 농민들은 가장 위협적인 가해자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한 농민이 코끼리가 드나드는 울타리에 전기 공급 장치를 연결해 하루 만에 네 마리의 코끼리를 죽여 벌금형을 선고받는 일까지 벌어졌다.
야생동물 및 자연보호협회의 자이넵 아크바랄리 부사장은 농민들은 동물들에게 생계수단을 빼앗기고 있다면서 이들은 갑자기 마주친 야생동물들과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잃어버린 농작물에 대해 정부 차원의 보상이 있다면 동물들이 잔인하게 죽는 일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 지원을 받기는 쉽지 않다. 2013년에 농작물 피해 지원 제도가 도입됐지만, 코끼리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것을 입증하기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정부가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정부는 좁은 야생공원에 코끼리를 몰아넣고, 전기 울타리를 설치하는 유사한 정책만 잇따라 내놓으며 지역 농민들과 코끼리의 갈등 해결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30년 이상 코끼리를 연구해 온 야생동물 연구보존센터의 프리티비라지 페르난도 박사는 정부의 방식은 코끼리의 공격성을 높이고 심각한 스트레스를 유발할 뿐이라면서 국토의 절반 가까이를 코끼리와 인간이 공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끼리를 보호 구역에만 가두는 것은 더 이상 효과가 인스타 좋아요 구매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야생동물 보존 및 연구단체가 나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사회와 협력해 코끼리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접근 제한이 필요한 구역에는 코끼리의 신체에 무해한 가벼운 충격을 주는 울타리를 지었다.
이를 기획한 페르난도 박사는 시민단체들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정부 차원의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이대로 가면 코끼리의 최대 70%가 사라질 수 있다면서 지역 주민들과 소통해 인간과 코끼리가 공존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