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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청 찾은 이재명 “N무 정권···국민은 종 아닌 주인임을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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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지훈 작성일24-03-16 07:47 조회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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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보터 충청 지역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일 윤석열 정부를 향해 무대책·무책임·무관심의 N무 정권이라고 말했다. 과학의 도시 대전에서는 연구개발(R&D) 예산 축소를 집중 비판했다. 충북 청주에서는 오송지하차도 참사 시민 분향소를 찾아 정부 실정을 부각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대전 중구를 찾아 4·10 총선 대전 지역 후보자 및 중구청장 재선거 후보자에 힘을 실었다. 그는 대전시당에서 회의를 열고 무도하고 무능하고 무지하고 그리고 무대책에 무책임한 데다가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에 대해서 무관심한, 그야말로 ‘N무 정권’ 윤석열 정권은 대전 시민들의 삶도 나락으로 내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과학 기술은 대전에게 경제 그 자체다. 연구개발(R&D) 예산은 대전에게 민생이라며 R&D 예산 축소 때리기에 나섰다. 대전은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카이스트(KAIST) 등을 품은 과학의 도시로 꼽힌다. 지난달 18일 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 윤석열 대통령에게 R&D 예산 축소에 항의하던 졸업생이 강제 퇴장 당한 ‘입틀막(입을 틀어막는) 사건’이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정권은 폭력적인 R&D 예산 삭감으로 대전의 오늘과 대한민국의 내일을 파괴했다며 이런 폭거를 저지르고도 반성하기는커녕 ‘조선 지배보다 일제 강점기가 더 좋았을지 모른다’ ‘4.3은 김일성 지령을 받은 무장 폭동’, 이런 취지의 망언을 한 인사들을 대전에 공천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해찬·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참석했다. 이 위원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받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주호주대사 발령을 받아 출국한 것을 질타하며 (이 전 장관을) 당장 붙잡아 와 가지고 수사를 해야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미래 먹거리고 우리 아이들의 내일이 걸려 있는 R&D 예산을 삭감해버렸다며 국가 예산이라는 것이 그렇게 대통령 한 분의 의지에 따라서 막 늘어났다가 줄었다가 할 수 있는 그런 부분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회의 후 대전 중구 으능정이 거리를 찾아 현장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대전·충청은 대한민국 선도의 판도를 결정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라며 민심의 풍향계로 꼽히는 대전·충청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정권이 국민을) ‘나라의 주인이 아니라 그냥 우리가 제시하면 따르는 종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고 주장하며 민주당에 표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이어 민생경제 위기 경고음이 울려도 ‘곧 좋아지겠지, 곧 나아지겠지’하는 장밋빛 공수표만 남발했다며 나라 곳간이 텅 비어있는데 어떻게 그 많은 예산 들여서 지금 하고 있는 약속을 다 지키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정봉주 서울 강북을 후보가 ‘비무장지대(DMZ) 발목지뢰’ 발언 등 막말 논란에 휩싸인 것에 대해 문제의 심각성을 저도 인지하고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사안의 내용이 그리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윤리감찰까지 할 그런 사안들은 아니어서, 윤리감찰은 저희가 지시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떠나 국민의힘에서 출마하는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과 새로운미래에 합류한 박영순 의원(대전 대덕)을 겨냥해 탈당해서 다른 당으로 출마하는 분들 보니까, 거의 대부분이 경쟁에서 질 수밖에 없는 분들이라고도 했다. 이날 회견에는 황정아 민주당 유성을 후보와 박정현 대전 대덕 후보가 이 대표 옆을 지켰다.
이 대표는 대전에 이어 세종전통시장과 충북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을 찾아 민생 현장을 둘러봤다. 청주에선 오송참사합동분향소를 참배하고 유가족·생존자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분향소에서 ‘진상규명을 위한 걸음. 멈추지 않겠습니다’라고 방명록에 적었다. 이 대표는 간담회에선 국가의, 정부의 가장 큰 책임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는 것이라며 이 정부의 특성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대형 참사가 발생해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충북대학교 일대를 찾아 시민들을 만났다. 오는 15일엔 울산과 부산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불러주지 않으면 내가 부르지 뭐…뭉클하다, 용감한 이 ‘몸짓’
팟캐스트 <송은이&김숙의 비밀보장>(이하 비보)은 상징적인 프로그램이다. 2015년 시작한 이 ‘인터넷 방송’의 콘셉트는 결정장애를 앓고 있는 오천만 국민들을 위한 속 시원한 고민 상담소. 2024년 3월2일부터 3일까지, 비보는 개국 8주년을 맞아 공개방송이자 생일파티인 <비보쇼 오리지널 2024>(이하 비보쇼)를 개최했다. 장소는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웬만한 아이돌도 입성하기까지 꽤 시간이 걸리는 공연장이다. 5000석의 좌석은 순식간에 매진되었다. 이 불같은 경쟁을 뚫고, 3월3일 비보쇼에 다녀왔다.
송은이와 김숙이 뜨거운 환호를 받으며 무대 위로 솟아오르는 순간, 어쩐 일인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연예인 걱정은 하는 게 아니라는데, 저기 우뚝 서 있는 저 조그맣고 용감한 두 사람과 나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다행히 나처럼 비상인 관객이 많아서, 마음 편하게 눈물 흘렸다.
2024년 비보쇼의 테마는 ‘미래’였다. 김숙과 송은이의 미래일기를 중심으로 그들의 노년 계획이나 미래의 비보 근황을 엿보는 구성이었다. 앙코르를 포함한 3시간은 다양한 코너, 쫀득쫀득한 콩트, 몸을 사리지 않는 송은이&김숙의 가무, 화려한 게스트 공연으로 꽉 채워졌다. 미래에 머슬마니아 대회에 출전하는 김숙이나 숲 해설사로 활동하는 송은이, ‘짝X 토크’나 ‘파급년 땡땡이’ 등은 팟캐스트를 들었다면 알 수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친밀한 재미를 선사했다. 또 ‘벗과 음악 사이’나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과 음악 사이’는 고민 사연을 받아 노래로 승화하는 비보의 인기 코너로, 이 공연에서는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있었던 고민을 받아 가수 테이가 열창했다.
송은이가 윤복희의 모창을 하는 무대에서는, 분명히 웃음을 위해 기획되었을 텐데 노래를 너무 잘해서 놀란 눈으로 박수만 쳤다. 두 사람이 계속해서 옷을 갈아입고, 30㎏이 넘는 인형을 들고 춤추는 모습에서 체력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체감했다. 김숙이 공연 첫날 모종의 물의(?) 혹은 논란(?)을 일으킨 무대 때문에 진저리치는 반응은 현장에서 즐길 수 있는 웃음 그 자체였다. 마지막에 이르러 90세가 넘어서 ‘꼬부랑 할머니’가 된 송은이와 김숙이 비보쇼를 녹음하는 장면에서는, 오프닝에서 느꼈던 뭉클한 감동이 다시 몰려왔다. 아 또 촉촉해지네. 비보에 대해서, 그리고 비보가 불러일으키는 정동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비보의 역사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남성 중심 예능의 틈을 비집고 보란 듯이 활로를 뚫은 두 사람의 파티‘비보쇼’ 감동 식기도 전 들려온 김신영의 전국노래자랑 하차 소식왕언니가 되고 싶었던 그에게 짧은 기다림조차 허락하지 않은 졸렬함여성 희극인들을 응원하며 오늘도 ‘비보TV’의 업로드를 기다린다
비보는 2015년 일자리가 없었던 송은이와 김숙이 궁여지책으로 시작한 방송이다. 초기에는 유료 광고가 없어서 지인들의 가게를 홍보하거나, 자영업자 땡땡이의 광고를 삽입하기도 했다. 저작권 문제로 음악을 틀 수 없는 팟캐스트의 한계를 돌파하고자 ‘땡땡이’라고 불리는 청취자가 보내준 음원을 트는 엉뚱함, 청취자의 고민에 맞는 게스트를 배치하고 새로운 코너를 만드는 기획력, 팟캐스트이기에 가능한 날것의 예능감이 빛났다. 그리고 송은이와 김숙은 이 방송을 통해 스스로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방송이 불러주지 않으면 내가 스스로 부른다’라는 비보의 모토에 맞춤하는 전개이다.
송은이는 컨텐츠랩 비보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CEO로 거듭났고, 김숙은 2020년 KBS 연예대상을 받았다. 이렇게 기획자로서의 송은이와 희극인으로서의 김숙을 새로이 발견한 비보는 두 사람이 다시 주류 미디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지금까지 꾸준히 업로드되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은 영웅 설화와도 닮았고, 고용 불안정에 시달리는 여성 노동자가 이입할 수밖에 없는 구석이 있다. 희극인으로서 재능이 매우 뛰어난 두 사람이 직접 팟캐스트 제작에 뛰어들어야 했던 이유, 일자리가 없었던 이유는 그들이 ‘여성 비혼 희극인’이기 때문이다.
2015년 당시 주류 미디어는 남성 예능 위주였고, 육아예능·관찰·가족예능·관찰예능이 중심이었다. 강호동과 유재석으로 요약되는 남성 희극인의 ‘라인’, <무한도전>(MBC)에서 파생된 숱한 남성 연예인 ‘끼리’의 판, 아기를 키우는 일상, 가족을 동원하다 못해 사돈의 가족까지 끌고 나와서 푸는 ‘썰’ 등등. 2016년 초 <무한도전>에서 진행한 ‘예능총회’에 출연한 김숙은, 당시 44세이던 송은이가 적성검사 결과 사무직이 맞다는 결과가 나와서 엑셀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뼈 있는 농담이었다. 어떤 용이 살기에, 어떤 물은 너무 개천이기도 한 것이다.
비보쇼에 다녀온 감동이 채 식기도 전, 김신영의 <전국노래자랑>(KBS) 하차 소식이 들려왔다. 김신영이 <전국노래자랑>의 MC가 된 지 1년5개월 만의 일이다. 갑작스러운 하차 통보와 관련하여, 젊은 여자 MC는 (프로그램 특성에) 맞지 않는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는 말이 돌았다. 수직적이고 일방적인 소통 구조에 비판 여론이 끓자, KBS는 구체적인 시청률과 시청자 민원 게시판의 칭찬·불만 건수까지 공개하며 이것이 성차별적인 결정이 아님을 강조했다. 지극히 무례하고 편협한 태도이다.
<전국노래자랑>은 고 송해가 최장수MC로 기네스북에도 올랐을 만큼 송해 그 자체인 프로그램이다. 누가 그 자리에 오든, 하는 사람도 부담스럽고 보는 사람도 어색할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충성도 높은 팬덤이 있는 프로그램은 언제나 ‘뉴페이스’와 충돌하고, 이 과정에서 부당한 비난이 선을 넘기도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MC를 맡은 김신영은 자신의 출연료를 줄여서 받거나 어떤 스케줄보다 <전국노래자랑>을 우선시할 만큼 헌신적이었다. KBS는 2030의 시청률은 그대로고 고령층의 시청률은 떨어졌다고 고지하지만, 2030이 ‘텔레비전’으로 프로그램을 보지 않으며 보수적인 시청자는 익숙함을 따른다는 사실은 의도적으로 무시한다. 고령층의 시청률이 떨어진 것은 김신영의 잘못이 아니라 ‘송해의 부재’ 때문이며, 이 문제는 살아 돌아온 송해가 아니고서는 해결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송해의 전국노래자랑’과는 또 다른 ‘김신영의 전국노래자랑’ 고유의 장점과 매력은 지워진다.
MC가 무대에서 발휘하는 능력은 시청률이나 게시판의 칭찬 건수로 집계되지 않는다. <유퀴즈 온더 블록>(tvN)까지 진출한 <전국노래자랑>의 스타 구희아씨(통칭 ‘군산 현모양처’ ‘군산 노란 원피스’)의 무대를 본 사람은 알 것이다. 폭주하는 끼를 발산하는 참가자와, 그가 벗어 던진 구두를 주우러 쏜살같이 달려가는 김신영의 뒷모습이 어우러져 완성되는 웃음의 세계를.
절대적으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일들이 있다. <전국노래자랑>의 MC 자리가 그러하다. 뛰어난 플레이어인 김신영에게 <전국노래자랑>은 현재 단계에서 리스크는 아주 크지만 아직 이익은 없는 자리이다. 그럼에도 김신영은 <전국노래자랑>의 ‘왕할머니’가 되고 싶어 했다. 그리고 방송사는 그 시간을 축적할 기회를 ‘젊은 여자’로부터 박탈했다.
송해가 떠난 직후의 빈자리, 가장 어렵고 위태로운 시기를 잘 막아낸 김신영을 일방적으로 내쫓았다. 그 자리에 앉히는 것은 다시, 중년 남자다. 이 과정에서 성차별 논란이나 정치적 이유가 거론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빈약한 통계를 중립적인 근거인 양 제시하는 졸렬함보다는, 차라리 솔직한 게 나았을 것이다.(그러고 보니 이쯤에서 또 의문이 생긴다. 언제부터 마흔이 넘은 여자를 한국 사회가 ‘젊은 여자’로 취급해주었는지?)
송은이는 여성 희극인에게 일자리를 주지 않는 환경에서 비보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뚫었다. 여기에는 송은이 개인의 능력 이외에, 김숙이라는 든든하고도 빼어난 동반자, 다른 것을 원하던 소비자들의 욕망, 약간의 운 등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과 안목을 바탕으로, 후배 희극인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자 끊임없이 ‘판’을 깐다. 칼럼니스트 복길은 자신의 책 <아무튼, 예능>(코난북스, 2019)에서 송은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힘을 빼도 괜찮고, 불필요한 대결이나 견제를 하지 않아도, 명예를 좇지 않아도, 세력을 만들거나 다수가 선택한 삶의 방식대로 살지 않아도 괜찮은 곳. 나는 송은이의 세상에 살고 있다.(219쪽) ‘송은이의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 다행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다. 비보쇼를 함께 본 친구는 이런 감상을 남기기도 했다. 김숙이야 워낙 뛰어난 희극인인 걸 알고 있었지만, 콩트를 보니 송은이도 새삼 대단하다. 이런 사람이 진행자나 기획자로서의 면모만 부각되었던 것이 너무 아쉽다.
송은이가 희극인에서 진행자로, 진행자에서 기획자로 빠르게 전환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세계는 여전히 불합리하다. 이런 상황에서 송은이 개인이 너무 많은 무게를 짊어지지 않기를, 송은이처럼 ‘기획력마저’ 뛰어난 평범한 개인이라도,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충분한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비보의 업로드를 기다린다.
22만 3825명.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2년 11월 기준 국내 거주 귀화 외국인 수다. 영주권을 취득한 후 3년이 경과한 외국인에게는 지방선거 선거권만이 주어지지만, 귀화자는 총선과 대선에서 모두 한 표를 행사할 권리가 있다. 피선거권을 부여받기 때문에 직접 선거에 출마할 수도 있다.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지내고 현재 녹색정의당 비례대표인 이자스민 의원, 국민의힘 비례대표 출마가 유력한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은 모두 귀화 외국인이다.
한국에서 귀화 외국인의 정치 참여는 여전히 험난하다. 지난 5일과 9일 각각 만난 귀화 외국인 이유진씨(47·러시아 태생)와 이본아씨(29·미얀마 태생)는 입을 모아 이러한 ‘진입 장벽’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유진씨는 한국에서의 첫 투표였던 2016년 총선을 잊지 못한다.
투표하려고 줄을 서 있는데 주변 사람들이 왜 외국인이 여기에 왔냐며 다 들리게 수군거리더라고요. 선거 관리하는 직원도 저한테 ‘여기 한국인만 들어올 수 있다’며 나가라고 했어요. 주민등록증을 보여주니 그제야 들여보내 줬어요. 그때 기분이 너무 나빠서 투표장을 나오자마자 남편에게 이젠 투표 안 할 거라고 했어요.
‘투표 거부 선언’이 무색하게도 이유진씨는 2022년 대선 날에도, 같은 해 열린 지방선거 날에도 꼬박꼬박 투표소를 찾았다. 제가 외국인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한국 국민으로서 투표장에서 제 의견을 내야죠. 그는 주어진 참정권을 행사하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이 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본아씨는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이다. 현재 중앙당 다문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주변에 투표에 참여하고 싶어하거나 입당하고 싶어하는 귀화 외국인들은 많은데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외국인을 위한 정치 참여 교육이 더 활성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본아씨는 잘 모르니까 주변 사람들의 의견에 따라 투표할 수밖에 없는 이들이 있다며 일단 정치에 대해 알아야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고국 간의 관계는 이들의 정치적 지향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뜻을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밝힌 후 이유진씨는 윤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비판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이유진씨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할 수 있지만, 한국과 러시아 양국 간 관계를 생각하면 무기 지원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통령으로서 할 일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본아씨는 미얀마에서 반복되는 쿠데타를 경험하며 정치인이 되어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 한국인 남편을 만나 2018년 국내에 들어온 이본아씨는 2021년 미얀마에서 일어난 군부 쿠데타를 계기로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쿠데타 발발 직후 한국에서 ‘미얀마의 봄’이라는 연극을 했는데 그때 민주당 의원들과 접촉이 많았기에 자연스레 민주당에 입당하게 됐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얀마 민주화 지지 연설 때문에 민주당과 마음이 더 가까운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5월 미얀마 군부를 대표하는 주한 미얀마 대사를 국내 무기 수출 행사에 초청했다. 이는 이본아씨를 정부·여당으로부터 더 멀어지게 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주한 미얀마 대사는 미얀마 국민이 아니라 군부를 대변하고 있는데, 그런 대사를 무기 홍보 행사에 초청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며 미얀마에서 무기를 수주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비판했다.
이본아씨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법무부 장관 시절 내놓은 출입국·이민관리청 신설 정책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조선업 일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 외국인 투입을 늘리고 있는데, 이유는 하나다. 거기는 어차피 대한민국 젊은 분들이 가고 싶어하지 않는다면서 (젊은이들이) 자동차라든가 이런 부분(업종)은 가고 싶어 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 외국인을 늘리는 것은 안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본아씨는 한 위원장의 이민 정책은 이민자와 내국인의 갈등 해결을 제도화하는 데에는 고민이 없어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38년 동안 ‘호남 보수’ 외길 지역감정 없는 나라 살고파
n잡 여성 노동자···약자 보호·물가 안정 말하는 곳에 투표할 것
첫 투표 유권자 지지정당 없지만, 내 삶에 영향 주는 투표는 꼭 할 것
이본아씨는 귀화 외국인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당사자 정치인’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아이수루 시의원(키르기스스탄 출신)이 서울시 최초의 귀화 시의원으로 당선돼 의정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한국은 다문화 가정과 이주여성,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식과 지원이 아직 미흡한데 미얀마 출신 대한민국 국민인 저와 같은 당사자 정치인이 앞장서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유진씨와 이본아씨는 오는 4월 10일 총선 투표장을 찾아 국민으로서의 한 표를 행사할 예정이다. 이유진씨는 이번 총선 때에는 다른 사람 의견에 의존하지 않고 내 가치관에 맞는 후보자를 찍기 위해 공약들을 찾아보고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본아씨는 2022년 대선 때 선거 공보물을 처음 받았는데, 내 손으로 대통령을 뽑을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뿌듯하고 자부심이 생겼다며 이번 총선에서 다문화를 위해 목소리를 내어주는 정치인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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