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일요일의 막내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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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지훈 작성일24-03-08 21:01 조회1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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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래자랑!
매주 일요일 낮 12시10분이 되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이 소리로 우리는 주말 오후의 한가로움을 확인했다. ‘일요일의 남자’가 ‘일요일의 막내딸’로 바뀌었어도 달라질 것은 없었다. 도대체가 경쟁심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참가자들의 노래와 춤은 지난 한 주의 팽팽함을 이완해줬고, 새 MC는 곧 다시 오랜 익숙함이 될 것이라 여겨졌다.
예상은 빗나갔다. 박민 KBS 사장 취임 후 잇따르는 프로그램 폐지와 진행자 교체의 칼날을 <전국노래자랑>마저 비켜가지 못한 것이다. 김신영은 KBS로부터 돌연 일방적인 통보를 받고 불명예 하차하게 됐다. 고 송해 후임으로 발탁돼 전국을 누빈 지 불과 1년6개월 만이다. 후임은 이미 개그맨 남희석으로 결정됐다. 하루아침에 MC가 잘려나가면서,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속도의 시대에 느림의 콘텐츠로 사랑받아온 이 장수 프로그램의 전통도 깨지고 말았다.
김신영은 44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국노래자랑>의 역대 최연소이자, 최초의 여성 MC였다. ‘나이 든 남성 앵커와 젊은 여성 앵커’ 구도를 깨고 <뉴스9> 메인 앵커로 여성을 기용했듯이 KBS는 최근 몇년간 보수적이고 고루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해왔다. 김신영의 발탁은 그 일환이기도 했다.
박민 사장의 등장으로 KBS의 야심찬 시도들은 모두 무위로 돌아가고 있다. 그가 취임한 후 폐지되거나 진행자가 바뀐 프로그램 중 <뉴스9> <역사저널 그날> <홍김동전> <전국노래자랑> 등의 공통점이 모두 여성 메인 MC라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물론 진행자 교체 자체는 드문 일이 아니다. 시청률을 올리고 싶을 때 방송사가 꺼내드는 가장 쉬운 카드이기도 하다. 하지만 송해라는 거장의 후임으로 김신영이 발탁됐을 때 그것은 단순한 진행자 교체가 아니었다. 세대와 성별의 벽을 허물려는 공영방송의 의지로 받아들여졌다. 그걸 앞세우고 그로 인한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KBS가 ‘일요일의 막내딸’을 ‘일요일의 아들’로 갈아치우는 것의 상징성을 모를 리 없다. 공영방송과 최장수 프로그램이 가진 무게감을 KBS는 가벼이 여기고 있는 것 같다.
매주 일요일 낮 12시10분이 되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이 소리로 우리는 주말 오후의 한가로움을 확인했다. ‘일요일의 남자’가 ‘일요일의 막내딸’로 바뀌었어도 달라질 것은 없었다. 도대체가 경쟁심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참가자들의 노래와 춤은 지난 한 주의 팽팽함을 이완해줬고, 새 MC는 곧 다시 오랜 익숙함이 될 것이라 여겨졌다.
예상은 빗나갔다. 박민 KBS 사장 취임 후 잇따르는 프로그램 폐지와 진행자 교체의 칼날을 <전국노래자랑>마저 비켜가지 못한 것이다. 김신영은 KBS로부터 돌연 일방적인 통보를 받고 불명예 하차하게 됐다. 고 송해 후임으로 발탁돼 전국을 누빈 지 불과 1년6개월 만이다. 후임은 이미 개그맨 남희석으로 결정됐다. 하루아침에 MC가 잘려나가면서,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속도의 시대에 느림의 콘텐츠로 사랑받아온 이 장수 프로그램의 전통도 깨지고 말았다.
김신영은 44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국노래자랑>의 역대 최연소이자, 최초의 여성 MC였다. ‘나이 든 남성 앵커와 젊은 여성 앵커’ 구도를 깨고 <뉴스9> 메인 앵커로 여성을 기용했듯이 KBS는 최근 몇년간 보수적이고 고루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해왔다. 김신영의 발탁은 그 일환이기도 했다.
박민 사장의 등장으로 KBS의 야심찬 시도들은 모두 무위로 돌아가고 있다. 그가 취임한 후 폐지되거나 진행자가 바뀐 프로그램 중 <뉴스9> <역사저널 그날> <홍김동전> <전국노래자랑> 등의 공통점이 모두 여성 메인 MC라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물론 진행자 교체 자체는 드문 일이 아니다. 시청률을 올리고 싶을 때 방송사가 꺼내드는 가장 쉬운 카드이기도 하다. 하지만 송해라는 거장의 후임으로 김신영이 발탁됐을 때 그것은 단순한 진행자 교체가 아니었다. 세대와 성별의 벽을 허물려는 공영방송의 의지로 받아들여졌다. 그걸 앞세우고 그로 인한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KBS가 ‘일요일의 막내딸’을 ‘일요일의 아들’로 갈아치우는 것의 상징성을 모를 리 없다. 공영방송과 최장수 프로그램이 가진 무게감을 KBS는 가벼이 여기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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