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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까지 판다?···진격의 中 초저가 플랫폼, 이젠 ‘현지화’로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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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지훈 작성일24-03-08 03:31 조회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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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전단지 문구도, 국내 온라인 쇼핑몰의 할인 행사 안내도 아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익스프레스가 24시간 한정 특가로 내놓은 상품이다. 해당 업체는 값싼 중국산 공산품이 주력이지만 최근에는 콜라, 두루마리 휴지, 치약, 섬유유연제부터 과일, 채소, 육류까지 장보기 목록에 오를 법한 상품들을 늘려가고 있다. ‘현지화’ 전략으로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려는 것이다.
4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알리익스프레스는 서울 근무를 조건으로 신선식품 카테고리 전문가를 채용했다. 채용 조건은 온라인 그로서리나 리테일 분야에서 8년 이상 근무한 신선식품 상품기획자(MD)였다. 본격적으로 신선식품을 취급하겠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아직은 소수 업체가 일부 품목을 파는 정도다.
2018년 한국에 진출한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0월 한국 상품 전용 판매 채널인 ‘K베뉴’를 선보였다. LG생활건강, 한국피앤지 등이 입점해 생활용품과 음료류 등을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국내에서 무료로 배송한다. 현재 알리익스프레스가 한시적 입점수수료와 판매수수료 면제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내건 만큼 한국 판매자 규모는 크게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동원참치 제조사인 동원F&B가 1분기 내 입점할 예정이며 대상, 삼양식품, 풀무원 등도 입점 여부를 검토 중이다.
여기에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물류센터 설치까지 추진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관계자는 국내 사업이 초창기인 만큼 현지 직원 채용을 비롯한 현지화를 통해 좀 더 갖춰진 상태에서 사업을 하고자 한다며 신선식품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뒤를 이어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또다른 중국발 업체 테무의 행보는 사뭇 다르다. 테무는 한국지사를 두지 않은 채 할인 프로모션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늘려가고 있다.
일단 테무는 미국과 유럽에서 ‘시장 개방’ 시험대에 오른다. 이전까진 입점 대상을 중국에 기반을 둔 판매자들로 한정했는데, 이달부터 미국과 유럽 판매자와도 손을 잡기로 했다. 미국과 유럽에서의 성패에 따라 한국 판매자들에게도 입점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테무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 시장 진출 이후 한국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내부적으로 고무돼 있다면서도 한국 판매자의 입점 허용 계획은 미정이라고 전했다.
테무는 판매자(제조업체)가 상품을 중국에 있는 테무 물류센터로 보내기만 하면 가격 책정, 마케팅, 판매, 배송, 고객 서비스 등 모든 과정을 전담하는 ‘완전 위탁 방식’을 써왔다. 다만 미국과 유럽 판매자들은 이 같은 과정 없이 자체 창고에서 주문을 처리하게 된다. 그간 약점으로 꼽힌 배송 기한이 줄어들 수 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판매자들이 얼마나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미국 전자상거래 분석업체 마켓플레이스펄스는 위시, 알리익스프레스, 쉬인 등 중국의 공급을 기반으로 한 다른 업체들도 판매자 다각화를 위해 비슷한 전략을 시도했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업체가 먼저 현지화를 진행해야 할 지점은 따로 있다. 현지 기준에 맞게 품목을 정비하고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이다.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에서 한국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제품 가운데 인체에 유해한 제품이나 ‘짝퉁’이 다수 포함돼 있고 별도의 성인 인증 없이도 선정적인 광고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송 지연, 반품 거절과 관련한 소비자 불만도 끊이지 않는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월 알리익스프레스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560만명, 테무는 459만명에 달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쿠팡, 11번가, SSG닷컴 등 국내 주요 온라인 쇼핑몰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머리를 맞댈 정도로 중국발 플랫폼의 공세가 거세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국에서 직구로 들어오는 제품들은 한국에서 필요한 인증을 거치지 않아 국내 업체들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주로 나왔다며 앞으로도 업체들과 만나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용된 지 2년도 안 된 지방자치단체 9급 공무원이 지난 5일 자신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그가 주민들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의 컴퓨터에는 ‘직장에서 하는 일이 힘들다’는 내용의 글이 남겨져 있었다고 한다. 안타깝고 슬프다. 그의 명복을 빈다.
김포시에서 도로 관리·보수 업무 등을 담당한 그는 지난 겨울부터 도로 제설 민원, ‘포트홀(도로 파임)’ 해결 민원, 공사에 따른 도로 교통체증 항의 등을 지속해서 받았다. 그러다 최근 포트홀 보수 공사로 김포한강로 일대에 체증이 발생하자 일부 누리꾼이 인터넷에 그의 신상을 공개하고 비난했다. 동료들에 따르면, 그가 숨지기 전날에만 50통 넘는 비방 전화가 사무실에 걸려 왔다고 한다. 도로에 포트홀이 생기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보수 공사를 벌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 때문에 도로가 막힌다고 담당 공무원을 힐난하면 되겠는가. 포트홀 보수 공사를 방치하거나 늦추면 또 항의 민원이 빗발쳤을 것이다.
일선 하급 공무원에 대한 폄훼와 악성 민원이 도를 넘고 있다. 지난 1월 충북 청주시에서는 기초생활수급비가 적게 나왔다는 이유로 공무원을 폭행한 민원인이 구속됐다. 지난해 7월엔 경기도 세무 공무원이 민원인을 상대하다 숨지는 일이 일어났다. 학부모에게 시달리다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 서초구 초등교사 사망 사건이 일어난 게 반년 전이다. 사건 현장에서는 경찰관들이 피의자로부터 조롱받는 일도 있다고 한다. 공무원노조총연맹이 지난해 공무원 706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10명 중 8명 이상이 악성 민원을 경험했고, 그 행태도 욕설·폭언, 반복 전화, 인격 모독 등으로 다양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보듯 공무원들은 속수무책이다. 인사혁신처가 지난해 공무원 1만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감정노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6명은 악성 민원에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최근 젊은 공무원들의 이직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공무원이 시민 위에 군림해도 안 되지만, 부당하게 짓밟히는 것도 문제다. 정부와 당국은 이번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하급 공무원들이 모든 민원을 처리하고 책임지다 일할 의욕을 잃는 공직 풍토를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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