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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경향 48호] 늘지 않는 구독자, 배워야할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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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지훈 작성일24-03-04 22:30 조회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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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뉴스가 잠깐 사라졌어요.
하버드대 부속 ‘니먼 저널리즘 랩’은 지난 22일 구글에서 ‘뉴스’ 탭이 잠시 사라졌다고 전했어요. 검색창에 ‘줄리언 어산지’, ‘스포츠 경기장에 대한 공공보조금’ 등의 검색어를 쳐봐도 뉴스는 나타나지 않았죠.
구글은 검색 결과물을 표시하는 다양한 방법을 테스트했다면서 다시 뉴스 탭을 사용할 수 있고, 이를 제거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어요.
하지만 구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을까요? 구글을 포함한 포털의 검색에서 뉴스가 사라지는 날이 멀지 않았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생성형 AI가 발전하면서, 포털이 검색 결과로 ‘뉴스’ 대신 ‘AI의 답변’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죠.
언론사 입장에서는 ‘큰 일’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100명 중 69명은 뉴스를 포털에서 인스타 팔로워 구매 봐요. 구체적으로 보면, 네이버 92%, 다음 23%, 구글 14%입니다. 반면 언론사 홈페이지나 앱에 직접 독자들이 찾아오는 비중은 2.9%에 그쳐요.(2023 언론수용자 조사·한국언론진흥재단) 이 상황에서 포털 검색 결과로 AI 답변이 노출된다면, 언론사의 뉴스가 유통되는 창구는 더 좁아집니다.
100명 중 69명이 포털에서 뉴스를 본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사실 이건 크게 줄어든 수치입니다. 2년 전에는 100명 중 79명이 포털에서 뉴스를 봤거든요. 사실 포털 뉴스 이용자뿐 아니라 포털 이용자 자체가 줄고 있는데요. 쉬운 예로 많은 10대, 20대들은 네이버는 잘 쓰지 않는 대신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검색을 하죠. 포털은 이용자가 쉽게 뉴스를 접하게 해주는 인스타 팔로워 구매 장점을 갖고 있지만, 어뷰징 기사(클릭 수를 늘리기 위한 자극적인 기사나 베낀 기사)가 쉽게 양산되는 토양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정리하면, 경향신문을 포함한 국내 언론사 앞에는 2가지 과제가 놓여있어요.
1. 포털에서 벗어나기
2. AI 위협에 대응하기
현재 해외 언론사들의 대응은 크게 2가지예요. 뉴욕타임스처럼 뉴스 이용자들에게 월 이용료를 받고 뉴스를 제공(이용료를 내지 않으면 기사를 볼 수 없음)하거나, 가디언처럼 이용자들에게 후원금을 받는 방식(후원금을 내지 않고도 기사를 무료로 볼 수 있음)이에요. 한국 언론시장에서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어요. 한국 언론시장은 비교적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이죠.
오늘은 구독 방식에 대해 살펴봅니다. 구독방식은 2019년 이후 성장하다 2023년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이 과정에서 경향신문을 비롯한 한국 언론이 배워야할 점이 있지 않을까 싶거든요.
언론단체인 국제뉴스미디어연합(INMA)는 지난 12일 ‘디지털 구독이 정체되는 7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전했어요. 기사는 그간 INMA가 진행한 설문조사와 선행연구 등을 활용해 작성됐는데요. 주요 내용을 중심으로 함께 살펴보아요.
1. 언론사는 독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언론사 간부 38%는 뉴스의 우선순위를 ‘직감’으로 결정했어요. 독자 데이터(58%)나 독자 조사결과(62%)를 바탕으로 뉴스의 우선순위를 정한 언론사도 있었지만, 꽤 많은 언론사들은 이 같은 자료를 쓰지 않은 것이죠. 경쟁 언론사가 정한 우선순위를 보고 결정했다는 응답도 23%나 됐어요.
‘독자를 하나의 집단으로 보고, 독자들이 동일한 내용을 원한다’라고 언론사가 생각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됐어요. 언론사 간부 26%만 독자들을 독자의 행동별로 분류한다고 하네요.
또 ‘독자들이 정보를 찾기 위해 언론사 홈페이지를 찾아온다’고 생각하는 것도 오류라고 합니다. 수십년간의 학술 연구에 따르면 독자들이 언론사 홈페이지를 찾는 이유는 소속감, 연결, 즐거움, 불만 해소를 위함이라고 해요.
2. 언론사는 정기적인 독자를 갖고 있지 않다
언론사 홈페이지를 찾는 독자들은 잠깐 둘러보고 빠져 나가버리는 것도 문제입니다. 2023년 3분기 전 세계 뉴스 사이트 이용자의 71%가 한 달에 한 번만 언론사 홈페이지를 방문했다고 해요. 반면 한 달에 10번 이상 언론사 홈페이지를 찾는 이들은 4%에 그쳤어요.
3. 구독 가입한 독자들도 금방 떠난다
중간 수준의 브랜드를 가진 언론사의 경우 독자들의 월 평균 이탈율은 3.6%입니다. 이는 신규 구독자의 67%가 1년 동안 유지되고, 28%만 3년 동안 유지되는 의미라고 하네요. 낮은 수준의 브랜드를 가진 언론사의 상황은 더 안 좋은데요. 이들의 월 평균 이탈율은 7.6%예요. 신규 구독자 42%가 1년 동안 유지되고, 6%만 3년 동안 유지한다는 뜻입니다. 가입한 독자를 붙들어 매는 방법이 필요하겠네요.
4. 돈을 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없다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유료 가입(Pay wall)페이지에 도달한 독자 중 2%만이 유료 가입을 위한 결제를 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는 언론사가 구독료를 너무 높게 책정했거나, 독자들이 그 만한 돈을 낼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겠죠.
이밖에,
구독을 제안하는 페이지에 도달하지 못한다거나 구독 결제하는 방식이 전자상거래 사이트보다 어렵다는 이유가 꼽혔어요. 또 언론사의 5%만 구독자 만족도를 조사하는 등 구독자 조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 언론사 구독이 정체되는 이유로 꼽혔어요.
같은 맥락에서, INMA는 지난 1월 17일 ‘2024년 뉴스 구독을 위협하는 3가지’라는 제목의 기사를 소개했어요. 역시 함께 살펴봐요.
1. AI 콘텐츠 홍수와 허위 정보 → 질 높은 인스타 팔로워 구매 기사 생산과 유통에 대한 투자
미국 비영리 재단 NewsGuard에 따르면, 2023년 말 AI로 작성된 기사가 있는 사이트는 623개예요. 이 중 일부 사이트는 매일 최대 1200개의 AI 생성 기사를 쏟아내고요. 뉴욕타임스가 하루에 생산하는 기사가 250개인데, 정말 압도적인 양이네요.
하지만 AI가 생성한 기사는 품질이 낮을 수 있어요. 독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뉴스를 찾으므로, 이는 오히려 고품질의 기사를 생산하는 언론사에게 기회로 작용 할 수 있어요.
AI 기사가 따라올 수 없는 품질의 기사 생산과 그에 대한 마케팅! 2024년에는 이런 투자를 할 수 있는 언론사가 성장할 것이라고 하네요.
2. SNS와 포털 유입의 하락 → 독자들이 언론사 사이트에 직접 찾아오게끔
SNS를 통해 언론사 홈페이지로 유입되는 독자가 줄었어요. 차트비트에 따르면, 2023년에는 전년에 비해 페이스북을 통한 언론사 홈페이지 유입량이 48%나 줄었어요. X(옛 트위터)는 27%, 인스타그램은 10% 각각 줄었고요. 대신 이용자가 꾸준히 있는 왓츠앱(메신저앱), 유튜브에 집중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네요.
다행히 아직 구글 검색을 통한 언론사 유입은 37% 정도로 유지되고 있지만, 구글이 AI 답변을 뉴스보다 우선 노출할 경우 이 유입도 줄어들겠죠.
언론사들은 독자들이 직접 언론사 홈페이지를 찾아올 수 있도록, 언론사 브랜드를 홍보해야해요. 물론 다른 언론사에서는 볼 수 없는 기사를 제공하는 노력도 항상 필요하죠.
3. 구독자들의 줄어든 지갑 → 구독료 다양화
물가가 올라도 월급은 제자리인 것은 세계 모든 나라가 마찬가지예요. 이 때문에 언론사 구독을 취소하는 경우가 일부 조사에서 확인되는데요. 다행스럽게, OTT 서비스 구독을 취소하는 경우(1년 구독 유지율 45%)보다, 뉴스 구독을 취소하는 경우(1년 구독 유지율 67%)가 적다고 해요. 구독 상품을 다양화해서 구독료를 낮추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겠네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영미 언론의 구독방식이 한국 언론사에게 해법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데이터로 독자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AI 가 쓸 수 없는 고품질의 기사를 작성하고 이로 인해 언론사 홈페이지로 독자들이 직접 찾아오도록 유도하는 것은 모든 언론사에게 주어진 과업으로 보여요. 그렇게 되도록 오늘도 경향신문은 노력하고 있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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