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사 - 2024년 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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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지훈 작성일24-03-02 16:50 조회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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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국장급 인사 △민생경제정책관 강태수
■외교부 △중미카리브과장 김수은
■행정안전부 ◇고위공무원 승진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대전시 기획조정실장 한치흠 △울산시 〃 김노경 △강원도 〃 이희열 △정부합동민원센터 민원상담심의관 박병은 ◇과장급 전보 △공공서비스통합과장 허남석 △재난정보통신과장 신승인 △재난안전통신망과장 오영석 △위기관리지원과장 위현수 △지방자치인재개발원 기획협력과장 송준호 △국가민방위재난안전교육원 민방위비상대비교육과장 윤동현
■국가보훈부 ◇신규 임용 △장관정책보좌관 최규정 ◇4급 승진 △기획재정담당관실 최태성 △보훈단체협력담당관실 박영민 △감사담당관실 황성환 △보훈정책총괄과 박진환 △현충시설관리과 최은서 △보훈의료정책과 박예진
■문화체육관광부 ◇실장급 임용 △차관보 이진석 ◇국장급 전보 △지역문화정책관 강대금
■해양수산부 ◇실장급 승진 △해양정책실장 김성범
■공정거래위원회 ◇국장급 승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 정희은 ◇과장급 전보 △경쟁정책과장 홍형주 △기업집단관리과장 정보름 △중점조사팀장 전상훈
■산업연구원 △지역균형발전연구센터 소장 송우경 △〃 지역정책실장 김송년
■단국대 △천안부총장 백동헌 △대외부총장 겸 프리무스국제대학장 김재일 △공공인재대학장 허승욱 △간호대학장 오진주 △재무관리처장 김성상 △창업지원단장 남정민 △생활관장 박상찬 △평생교육원장 최은용 △천안캠퍼스 교무처장 송병구 △〃 입학처장 신영재 △〃 학생처장 이일석 △〃 평생교육원장 백한승 △〃 산학협력단장 이재원 △치과대학 죽전치과병원장 김철환 △CS경영센터장 고준규
지난해 12월 취임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개혁안의 국회 통과가 좌절되자 국회를 우회하는 방법으로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 경제를 구원하기 위해서 국회는 필요하지 않다면서 긴급 대통령령으로 경제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밀레이 대통령은 만성적인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개혁안을 담은 ‘옴니버스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하원에서 가로막혔다. 당시 그는 법안에 반대한 의원들 명단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배신자들’이라고 비난했으며, 국회를 쥐들의 소굴이라고 칭해 논란을 빚었다.
이후 밀레이 대통령은 360여개의 규제 철폐안을 한꺼번에 담은 ‘메가 대통령령’(DNU 70/2023)을 발표했지만, 이마저도 사법부가 노동권을 제한하는 법령을 문제삼아 제동을 걸면서 시행이 중지됐다.
밀레이 대통령은 이 같은 상황에서 내년 총선으로 국회의 여소야대 구도가 바뀔 때까지 긴급 대통령령으로 개혁을 시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다만 그는 꼭 처리해야 하는 일부 법안은 곧 국회에 보낼 것이라면서 국회에서 반대표를 던지는 자들은 ‘변화의 원수’로 낙인찍힐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올해 정부가 제안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예산 삭감을 통한 정부 재정 균형화에 집중하고, 2025년 총선에서 승리한 이후에는 더 많은 개혁안을 국회로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권 초기 ‘메가 대통령령’과 ‘옴니버스 법안’을 통해 1000여개의 법령 개정안을 마련했는데, 총선 이후에는 3000여개의 개혁안을 추가로 국회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밀레이 정부가 추진 중인 개정안에는 공공지출 대폭 삭감, 공기업 민영화, 정부부처 폐지, 파업권 제한 등이 포함돼 있다.
최근 아르헨티나에서는 밀레이 대통령의 급격한 개혁에 반발해 대규모 파업이 벌어지기도 했다. 반발이 우려되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교과서대로 개혁을 추진하는데 뭐가 위험하다는 말인가라면서 정치적 동기가 있거나 외부인이 개입된 게 아니라면, 사회적으로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제로라고 했다.
밀레이 정부의 긴축경제에 따른 파업은 각 계층으로 번지면서 사회적 불만이 점차 커지고 있다. 기차노조, 의료보건노조, 공무원 노조, 항공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데 이어 월급협상이 결렬된 교사노조도 다음 주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자칭 ‘무정부 자본주의자’이자 자유주의 경제학자인 밀레이 대통령은 연간 인플레이션이 250%를 넘는 등 위기에 빠진 아르헨티나에서 경제난을 극복하고자 하는 국민적 열망을 업고 당선됐다. 그러나 취임 이후에도 빈곤율이 57.6%로 20년 만에 최악 수준으로 치닫는 등 극단적인 경제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아이 키우는 사적인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 거예요? 그런 이야기를 왜 봐야 하죠?
다큐를 만들면서 프리랜서 강사로 일하는 30대 여성은 제작 지원을 받기 위한 면접에 들어갔을 때 이 질문을 여러 번 들었다. 20대 때는 여성 감독이 많았는데, 결혼하고 출산하면 일을 그만두거나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아이 낳고 일을 놓지 않으려고 애쓰는데 쉽지 않네요.
이 여성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길 ‘사적인 이야기’라는 말을 곱씹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일하면서 계속 고민했던 말이어서였을 것이다. 신생아를 키우던 시절, 온몸으로 우는 아이 앞에서 같이 울고 싶어질 때 엄마는 말했다. 너도 정말 많이 울었다. 잠 좀 자고 싶다는 생각을 얼마나 했는지. 시어머니도 아이 낳고 우니까 친정엄마가 눈 나빠진다고 울지 말라 해서 서러웠다고 말했다. 두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했다. 왜 이 많은, 아이 키우는 이야기들은 공적으로 유통되지 않았을까. 여성의 영역으로 미뤄둔 이야기들은 사적인 관계들 안에서만 공유돼왔기 때문일 것이다. 비단 아이 키우는 일뿐 아니라 여성이 겪는 어려움은 대체로 개인적 차원의 문제로 격리됐다.
여성들의 이야기가 공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여러 ‘사건들’을 거쳐야 했다. 9세 때 이웃집 아저씨에게 강간당한 아이는 30세가 된 1991년 가해자를 살해했다. 결혼했지만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맺을 수 없었던 그는 가해자를 고소하려 했지만 사건 발생 후 6개월 이내 해야 한다는 당시 상황에 좌절한다. 그는 나는 사람을 죽인 것이 아니라 짐승을 죽였다는 절규를 남겼다. 1996년 72세 할머니는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친정으로 도피한 딸을 보호하려다 사위를 살해한다. 사건 이후 딸이 여러 번 신고했는데도 경찰은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드러난다. 두 사건 이후 성폭력특별법이 1993년에, 가정폭력방지법이 1997년 제정된다.
사적인 문제로 치부됐던 일들이 공적 문제로 발화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피해들이 쌓였을까. 기록되지 못한 울분들을 생각하면 아득하다. 두 사건 이전 피해 여성들에게 쏟아진 말은 행실이 바르지 않은 여성들이 성폭력을 당한다 가정 내 문제이기 때문에 공권력이 개입할 수 없다였다. 아직도 여성들은 ‘또 사적인 이야기’를 다룰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있다. 이 30대 여성 감독을 둘러싼 불평등한 구조도 시간이 흐르면 공적으로 더 많이 발화될 것이다. 출산·육아와 여성의 노동 문제는 저출생 심화가 보여주듯 사적인 일로 치부되기에는 많은 구조적 문제가 함축돼 있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점은 그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데도 ‘여성가족부 폐지’ 일곱 글자를 걸고 만들어진 정권은 어렵게 만든 성과들을 뒤로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또 선거가 다가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김현숙 여가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 장관을 임명하지 않았다. 여가부를 차관 대행 체제로 운영하다 총선 이후 다수당이 됐을 때 공중분해시킬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윤 정부는 이미 지난해 성평등 정책 예산을 삭감하며 ‘여가부 폐지’를 내세운 정부의 기조가 어떻게 성평등 정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지 보여줬다. 선거를 앞두고 ‘장관을 임명하지 않음’으로써 만들어질 수 있는 정치적 메시지는 명확하다. 또 이렇게 ‘젠더’는 갈라치기 대상으로 호명됐다. 공천 다툼에 빠진, 무력한 야당 또한 여성들에게 어떤 메시지도 주지 못하고 있다.
정현백 전 여가부 장관은 책 <연대하는 페미니즘>에서 1995년 베이징 세계여성대회에서 발표된 ‘여성행동강령’에 따라 정부가 10년간 ‘성 주류화 전략’을 도입·실행했지만 법적·제도적 측면에서 성평등 개혁이 어느 정도 이뤄진 이후에는 오히려 딜레마가 드러났다고 분석한다. 법·제도가 있어도 현실에서 구현되지 않는 현 상황을 봐도 여전히 유효한 지적이다. ‘성 주류화’란 정부·공공 부문의 모든 정책에서 성별관계의 불평등을 생산하는 구조의 근원적 개선을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왜 이러한 딜레마가 나타났을까.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정 전 장관은 성평등을 추진하는 정책 거버넌스가 허약하다는 점을 원인 중 하나로 꼽는다. 거버넌스의 핵심 주체여야 할 여가부는 조직 규모와 예산도 작지만 기능도 약하다. 여성 고용정책, 직장 내 성희롱은 고용노동부, 보육과 돌봄은 보건복지부, 성폭력 조사는 국가인권위 등으로 흩어져 있다. 이 상황에서 여가부를 성평등부로 격상하고 흩어져 있는 기능을 연계·통합할 것인가, 해체할 것인가. 답은 명확하다. 그것은 결국 여성이 맞닥뜨린 어려움을 사적인 일로 치부하면서 사회구조적 문제를 심화시키느냐, 아니면 반대로 공적인 공간으로 끌어와서 개개인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느냐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외교부 △중미카리브과장 김수은
■행정안전부 ◇고위공무원 승진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대전시 기획조정실장 한치흠 △울산시 〃 김노경 △강원도 〃 이희열 △정부합동민원센터 민원상담심의관 박병은 ◇과장급 전보 △공공서비스통합과장 허남석 △재난정보통신과장 신승인 △재난안전통신망과장 오영석 △위기관리지원과장 위현수 △지방자치인재개발원 기획협력과장 송준호 △국가민방위재난안전교육원 민방위비상대비교육과장 윤동현
■국가보훈부 ◇신규 임용 △장관정책보좌관 최규정 ◇4급 승진 △기획재정담당관실 최태성 △보훈단체협력담당관실 박영민 △감사담당관실 황성환 △보훈정책총괄과 박진환 △현충시설관리과 최은서 △보훈의료정책과 박예진
■문화체육관광부 ◇실장급 임용 △차관보 이진석 ◇국장급 전보 △지역문화정책관 강대금
■해양수산부 ◇실장급 승진 △해양정책실장 김성범
■공정거래위원회 ◇국장급 승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 정희은 ◇과장급 전보 △경쟁정책과장 홍형주 △기업집단관리과장 정보름 △중점조사팀장 전상훈
■산업연구원 △지역균형발전연구센터 소장 송우경 △〃 지역정책실장 김송년
■단국대 △천안부총장 백동헌 △대외부총장 겸 프리무스국제대학장 김재일 △공공인재대학장 허승욱 △간호대학장 오진주 △재무관리처장 김성상 △창업지원단장 남정민 △생활관장 박상찬 △평생교육원장 최은용 △천안캠퍼스 교무처장 송병구 △〃 입학처장 신영재 △〃 학생처장 이일석 △〃 평생교육원장 백한승 △〃 산학협력단장 이재원 △치과대학 죽전치과병원장 김철환 △CS경영센터장 고준규
지난해 12월 취임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개혁안의 국회 통과가 좌절되자 국회를 우회하는 방법으로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 경제를 구원하기 위해서 국회는 필요하지 않다면서 긴급 대통령령으로 경제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밀레이 대통령은 만성적인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개혁안을 담은 ‘옴니버스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하원에서 가로막혔다. 당시 그는 법안에 반대한 의원들 명단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배신자들’이라고 비난했으며, 국회를 쥐들의 소굴이라고 칭해 논란을 빚었다.
이후 밀레이 대통령은 360여개의 규제 철폐안을 한꺼번에 담은 ‘메가 대통령령’(DNU 70/2023)을 발표했지만, 이마저도 사법부가 노동권을 제한하는 법령을 문제삼아 제동을 걸면서 시행이 중지됐다.
밀레이 대통령은 이 같은 상황에서 내년 총선으로 국회의 여소야대 구도가 바뀔 때까지 긴급 대통령령으로 개혁을 시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다만 그는 꼭 처리해야 하는 일부 법안은 곧 국회에 보낼 것이라면서 국회에서 반대표를 던지는 자들은 ‘변화의 원수’로 낙인찍힐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올해 정부가 제안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예산 삭감을 통한 정부 재정 균형화에 집중하고, 2025년 총선에서 승리한 이후에는 더 많은 개혁안을 국회로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권 초기 ‘메가 대통령령’과 ‘옴니버스 법안’을 통해 1000여개의 법령 개정안을 마련했는데, 총선 이후에는 3000여개의 개혁안을 추가로 국회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밀레이 정부가 추진 중인 개정안에는 공공지출 대폭 삭감, 공기업 민영화, 정부부처 폐지, 파업권 제한 등이 포함돼 있다.
최근 아르헨티나에서는 밀레이 대통령의 급격한 개혁에 반발해 대규모 파업이 벌어지기도 했다. 반발이 우려되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교과서대로 개혁을 추진하는데 뭐가 위험하다는 말인가라면서 정치적 동기가 있거나 외부인이 개입된 게 아니라면, 사회적으로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제로라고 했다.
밀레이 정부의 긴축경제에 따른 파업은 각 계층으로 번지면서 사회적 불만이 점차 커지고 있다. 기차노조, 의료보건노조, 공무원 노조, 항공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데 이어 월급협상이 결렬된 교사노조도 다음 주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자칭 ‘무정부 자본주의자’이자 자유주의 경제학자인 밀레이 대통령은 연간 인플레이션이 250%를 넘는 등 위기에 빠진 아르헨티나에서 경제난을 극복하고자 하는 국민적 열망을 업고 당선됐다. 그러나 취임 이후에도 빈곤율이 57.6%로 20년 만에 최악 수준으로 치닫는 등 극단적인 경제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아이 키우는 사적인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 거예요? 그런 이야기를 왜 봐야 하죠?
다큐를 만들면서 프리랜서 강사로 일하는 30대 여성은 제작 지원을 받기 위한 면접에 들어갔을 때 이 질문을 여러 번 들었다. 20대 때는 여성 감독이 많았는데, 결혼하고 출산하면 일을 그만두거나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아이 낳고 일을 놓지 않으려고 애쓰는데 쉽지 않네요.
이 여성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길 ‘사적인 이야기’라는 말을 곱씹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일하면서 계속 고민했던 말이어서였을 것이다. 신생아를 키우던 시절, 온몸으로 우는 아이 앞에서 같이 울고 싶어질 때 엄마는 말했다. 너도 정말 많이 울었다. 잠 좀 자고 싶다는 생각을 얼마나 했는지. 시어머니도 아이 낳고 우니까 친정엄마가 눈 나빠진다고 울지 말라 해서 서러웠다고 말했다. 두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했다. 왜 이 많은, 아이 키우는 이야기들은 공적으로 유통되지 않았을까. 여성의 영역으로 미뤄둔 이야기들은 사적인 관계들 안에서만 공유돼왔기 때문일 것이다. 비단 아이 키우는 일뿐 아니라 여성이 겪는 어려움은 대체로 개인적 차원의 문제로 격리됐다.
여성들의 이야기가 공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여러 ‘사건들’을 거쳐야 했다. 9세 때 이웃집 아저씨에게 강간당한 아이는 30세가 된 1991년 가해자를 살해했다. 결혼했지만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맺을 수 없었던 그는 가해자를 고소하려 했지만 사건 발생 후 6개월 이내 해야 한다는 당시 상황에 좌절한다. 그는 나는 사람을 죽인 것이 아니라 짐승을 죽였다는 절규를 남겼다. 1996년 72세 할머니는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친정으로 도피한 딸을 보호하려다 사위를 살해한다. 사건 이후 딸이 여러 번 신고했는데도 경찰은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드러난다. 두 사건 이후 성폭력특별법이 1993년에, 가정폭력방지법이 1997년 제정된다.
사적인 문제로 치부됐던 일들이 공적 문제로 발화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피해들이 쌓였을까. 기록되지 못한 울분들을 생각하면 아득하다. 두 사건 이전 피해 여성들에게 쏟아진 말은 행실이 바르지 않은 여성들이 성폭력을 당한다 가정 내 문제이기 때문에 공권력이 개입할 수 없다였다. 아직도 여성들은 ‘또 사적인 이야기’를 다룰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있다. 이 30대 여성 감독을 둘러싼 불평등한 구조도 시간이 흐르면 공적으로 더 많이 발화될 것이다. 출산·육아와 여성의 노동 문제는 저출생 심화가 보여주듯 사적인 일로 치부되기에는 많은 구조적 문제가 함축돼 있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점은 그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데도 ‘여성가족부 폐지’ 일곱 글자를 걸고 만들어진 정권은 어렵게 만든 성과들을 뒤로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또 선거가 다가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김현숙 여가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 장관을 임명하지 않았다. 여가부를 차관 대행 체제로 운영하다 총선 이후 다수당이 됐을 때 공중분해시킬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윤 정부는 이미 지난해 성평등 정책 예산을 삭감하며 ‘여가부 폐지’를 내세운 정부의 기조가 어떻게 성평등 정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지 보여줬다. 선거를 앞두고 ‘장관을 임명하지 않음’으로써 만들어질 수 있는 정치적 메시지는 명확하다. 또 이렇게 ‘젠더’는 갈라치기 대상으로 호명됐다. 공천 다툼에 빠진, 무력한 야당 또한 여성들에게 어떤 메시지도 주지 못하고 있다.
정현백 전 여가부 장관은 책 <연대하는 페미니즘>에서 1995년 베이징 세계여성대회에서 발표된 ‘여성행동강령’에 따라 정부가 10년간 ‘성 주류화 전략’을 도입·실행했지만 법적·제도적 측면에서 성평등 개혁이 어느 정도 이뤄진 이후에는 오히려 딜레마가 드러났다고 분석한다. 법·제도가 있어도 현실에서 구현되지 않는 현 상황을 봐도 여전히 유효한 지적이다. ‘성 주류화’란 정부·공공 부문의 모든 정책에서 성별관계의 불평등을 생산하는 구조의 근원적 개선을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왜 이러한 딜레마가 나타났을까.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정 전 장관은 성평등을 추진하는 정책 거버넌스가 허약하다는 점을 원인 중 하나로 꼽는다. 거버넌스의 핵심 주체여야 할 여가부는 조직 규모와 예산도 작지만 기능도 약하다. 여성 고용정책, 직장 내 성희롱은 고용노동부, 보육과 돌봄은 보건복지부, 성폭력 조사는 국가인권위 등으로 흩어져 있다. 이 상황에서 여가부를 성평등부로 격상하고 흩어져 있는 기능을 연계·통합할 것인가, 해체할 것인가. 답은 명확하다. 그것은 결국 여성이 맞닥뜨린 어려움을 사적인 일로 치부하면서 사회구조적 문제를 심화시키느냐, 아니면 반대로 공적인 공간으로 끌어와서 개개인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느냐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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