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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수익 ‘국민연금술사’들 줄줄이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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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지훈 작성일24-02-25 02:17 조회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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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0조원을 벌어들이며 역대 최대 수익을 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소속 직원들이 줄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자산운용사·보험사·증권사 등 금융사와 로펌에 재취업하면서 이해충돌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향신문이 20일 국회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퇴사한 직원은 총 30명으로 이 중 21명(70%)은 이미 재취업을 마친 상태다. 이들은 자산운용사(6명)로 가장 많이 이직했고 보험사(2명)·사모펀드(2명)·공기업(2명)·증권사(1명)·캐피털사(1명)·은행(1명) 등으로도 자리를 옮겼다. 실장급(수석) 인사 2명을 포함한 3명은 로펌(김앤장 법률사무소)으로 이직했다.
기금운용본부 퇴사자 수는 2014년 9명, 2015년 10명 정도였으나 지방 이전이 결정된 2016년(30명)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매년 20~30명이 짐을 싸고 있다.
특히 기금운용 베테랑인 실장급 운용역들의 공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말 해외채권실장, 지난달 주식운용실장이 연달아 퇴사하는 등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인력들의 이탈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장 직속으로 주식운용·채권운용·해외주식·해외채권·사모벤처투자·부동산투자·인프라투자 등 7개 실을 두고 있는데, 실장직에는 국민연금에서 다년간 재직하며 다양한 부문을 거친 베테랑들이 선임된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위원회가 의결하는 중기자산배분안에 따라 투자의 큰 방향성을 잡지만, 자금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실무적인 판단은 실장급 운용역들이 주도하는 만큼 이들의 전문성은 운용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운용 전문가들의 이탈이 빈번한 건 기금운용본부가 장기 재직하기에 매력도가 떨어지는 조직이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기금운용본부는 금융투자업계에서 운용·리서치 경험이 있는 경력직을 주로 채용하는데, 업계 수준과 비교해 보수가 적고 소재지가 지방(전북 전주)임을 감안했을 때 여의도 등 서울 중심가에서 주요 경력을 쌓아온 시장 전문가들에겐 입사할 유인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기금운용본부는 올 들어 기금운용직 채용공고를 2차까지 낸 상태다. 통상적으로 채용공고를 연간 3~4회 내고 그중 2차 공고는 2분기에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냈지만 연초에 모집공고를 한 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퇴사자가 누적되면서 인력 수급에 적신호가 들어온 상황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기금운용직 2차 채용 당시엔 국내주식·국내채권 운용직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한 인원이 목표 채용인원과 같거나 미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올해 운용역 채용 규모가 지난해 대비 50명 증원됐기 때문에 조기에 공고를 냈다고 말했다.
100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국민 노후자금을 운용하던 실무자들의 이직을 두고 이해충돌 우려도 제기된다. 퇴직자의 재취업에 대한 별도 심사 규정이 없고, 직접 담당자로 재취업할 경우 취업 제한기간이 6개월에 그친다. 퇴직일로부터 1년이 지난 후 재취업한 경우에는 아무런 제한 규정이 없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잠정 수익률이 공단 내 기금운용본부가 설립된 후 역대 최고치(12%)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간 수익금도 10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하며 전체 적립 기금 규모가 10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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