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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동생 밥 챙기러 가느라”…자전거절도 용서받은 7남매 맏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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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지훈 작성일24-02-25 16:49 조회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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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들의 밥을 챙겨야 한다며 자전거를 훔친 고등학생이 선처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자전거를 훔친 고등학생은 7남매 맏이로, 경찰은 행정기관에 연계해 이 학생이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25일 경기 오산경찰서에 따르면 고등학생 A군은 지난해 11월20일 지구대를 찾아 ‘자전거를 훔쳤다’며 자수했다. A군이 지구대를 찾기 이틀 전인 11월18일에는 누군가 내 자전거를 훔쳐 갔다를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군은 아르바이트를 마친 뒤 도보로 30분 거리에 있는 집으로 가다가 한 아파트 단지 자전거 보관대에 잠금장치 없이 세워져 있던 자전거 한 대를 타고 갔다.
A군은 평소 친구가 타던 자전거와 비슷하게 생겨 친구의 자전거로 착각했다면서 빨리 여섯 동생의 밥을 챙겨줘야 한다는 생각에 서두르느라 그랬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을 넘겨받은 오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과는 A군의 범죄 대신 어려운 형편에 주목했다.
A군의 집은 6남 1녀의 다자녀 가정으로, A군은 이 중 장남이었다. A군은 고등학생이지만 생계를 위해 집 근처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A군의 부친은 물류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모친은 심부전과 폐 질환 등으로 투병 중이었다. 인스타 팔로워 A군 아래로는 중학생·초등학생·유치원생·생후 7개월 된 영아 등 총 6명의 동생이 있었다. 이들 9명의 가족이 사는 곳은 49㎡짜리 국민임대아파트로, 주거 환경도 비교적 열악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A군 부친에게 소득이 있고, 아내의 통원 치료 등에 이용하는 차량을 보유한 상태여서 기초생활수급이나 차상위 등 취약계층 선정 대상에서는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군의 가정이 ‘복지 사각지대’에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수 차례 가정 방문을 하며 구체적인 가정 형편을 조사했다. 주민센터와 보건소 등 관계자들과 합동으로 A군의 보호자를 면담했다.
그 결과 오산시, 오산경찰서, 주민센터, 청소년센터, 보건소, 복지기관 등 7개 기관은 지난 6일 통합 회의를 열어 A군 가정에 복지 지원을 하기로 했다.
A군 가정은 긴급복지지원(320만원, 3개월), 가정후원물품(이불, 라면 등), 급식비(30만원), 주거환경개선(주거지 소독), 자녀 의료비(30만원), 안경구입비(10만원) 등을 지원받게 됐다. 기존 주택 매입임대제도(최대 8년 임대)를 지원할 수 있는지도 검토 중이다.
경찰은 A군의 자전거 절도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인스타 팔로워 11일 선도심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즉결심판 처분을 내렸다. 법원은 최근 A군에게 벌금 10만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선고유예는 가벼운 범죄에 대해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사실상 없던 일로 해주는 판결이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의 가정이 어려운 형편에도 밝은 집안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다면서 앞으로 7남매가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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