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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도가 넘는 폭염 속 ‘위안부 기림의날’ 맞아 거리 나온 300여명의 시민들 [플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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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지훈 작성일24-08-21 08:48 조회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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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릴 적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중국에 갔지. 그리고 여기저기 이끌려 떠돌아 다녔지. 그곳에서 괴물을 만났지. 60년이 지난 지금, 난 아직도 그 괴물들과 싸우는 중이야. 예전엔 혼자여서 너무 힘들었어.
스피커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활동가 고 김학순 할머니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섭씨 35도를 넘는 폭염에도 300명이 넘는 사람들은 빽빽히 앉아 그의 증언을 함께 들었다. 저마다 ‘일본 정부는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라’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위안부 기림의 날’인 14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일본대사관 앞에서 8개국 145개 단체가 주관하는 ‘제12회 위안부 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가 열렸다. 기림의 날 집회는 전국 23개 도시에서 31개 단체가 주관해 개최됐다. 미국, 대만, 호주에서도 열렸다.
위안부 기림의 날은 1991년 8월14일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를 공개 증언한 김학순 할머니를 비롯해 증언에 나선 위안부 피해자들의 용기를 기리는 날이다. 2013년부터 세계 시민단체에 의해 기념되던 이 날은 지난 2018년부터 팔로워 구매 정부가 국가기념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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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참석자들은 일본 정부에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고, 한국 정부에는 굴욕외교를 중단하고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의 명예와 인권 회복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일본 정부는 인정과 사죄는커녕 전쟁범죄를 지우는 데 혈안이 돼 있다면서 끊임없이 그들이 자행한 반인도적 범죄행위를 부인하고 책임을 회피하며 피해자들을 모욕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자국 피해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명예회복에 앞장서야 할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의 소원 수리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의 역사지우기에 공범이 돼 ‘제3자 변제안’과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합의 등 굴욕외교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비판이 일고 있는 윤석열 정부 기관장들의 역사관 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대학생 역사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 김진형씨는 방송통신위원장은 위안부가 강제였는지 자발적인지에 대해 ‘논쟁적 사안’이라고 하고, 독립기념관장은 1948년 정부 수립 전까지 우리 국적이 일본이었다고 말하고 있다며 역사 정의를 이렇게까지 무너뜨리면서 얻고자 하는 것이 과연 무엇이냐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과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평화나비 네트워크의 대학생 15명은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위안부 기림의 날 소녀상 테러 대응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극우 인사들을 겨냥해 소녀상에 말뚝을 박고 철거라는 봉지를 씌우는 테러 행위를 ‘챌린지’와 같은 유행으로 소비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소녀상의 가치를 지키고 혐오 확대 방지를 위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개정으로 법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오동욱 기자 5dong@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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