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아동 성착취물, AI가 검색어 생성해 자동으로 찾아 지운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지훈 작성일24-05-23 10:44 조회0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인공지능(AI)이 성착취물 관련 키워드를 자동생성해 검색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 시스템은 영상 속 얼굴이 없어도 아동·청소년 피해 영상물에 자주 등장하는 주변 사물과 언어 등도 구분해 아동 성착취물을 찾아낸다.
서울시는 지난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AI 기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24시간 자동 추적·감시 시스템을 강화했다고 22일 밝혔다.
디지털 성범죄는 10~20대 피해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아 성착취물이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유포되는 경우가 많다.
서울여성가족재단 운영하는 ‘서울 디지털 성범죄 안심지원센터’에 접수된 성착취물 삭제 요청 사례를 보면 아동·청소년 피해자가 스스로 신고한 경우는 7.8%에 그친다. 이에 센터 지원관이 지난 1년간 삭제한 2720건의 동영상 가운데 신고 요청 비율은 15.6%에 불과하다.
부모님 등이 피해 사실을 인지하거나 수사·사법기관 신고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서울시는 AI 기술을 통한 자동 추적·감시 알고리즘을 개발해 24시간 불법 영상물을 찾아 삭제를 지원 중이다.
센터 관계자는 추가로 개발한 AI 시스템은 인공지능의 딥러닝 기반 안면인식 기술로 성인과 잘 구분되지 않는 아동·청소년의 성별과 나이를 판별할 수 있다며 영상물에 얼굴이 나오지 않더라도 아동·청소년 피해 영상물 여부를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동 성착취물에 자주 등장하는 책과 교복, 인형 등 주변 사물, 이미지 속 텍스트, 청소년 언어까지 함께 AI가 인식해 최종적으로 피해 영상물 여부를 판별하는 것이다.
또 AI가 SNS 빅데이터 분석으로 아동·청소년 성범죄물 관련 신조어를 자동으로 생성한다. 영상물 검출에 사용되는 키워드를 스스로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삭제지원관이 ‘딥페’(딥페이크의 약자)로만 검색했다면 AI는 ‘뒵페’ ‘뒷페’ 등의 신조어 자동으로 생성해 검색량을 늘린다.
기존에 미국을 중심으로 유포됐던 피해 영상물이 중국과 러시아, 베트남 등으로 확산되고 있어 국가 기반도 넓혀 검색 영역을 확장했다.
2022년 문을 연 센터에는 지난 2년간 935명의 피해 사례를 접수해 3만576건을 지원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가운데 아동·청소년 비중은 첫해 총 50명, 19.2%에서 2023년도 104명, 22.2%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10대 피해 지원도 2026건에서 1만5434건으로 7배 이상 증가했다.
온라인 그루밍(27.5%)과 성착취물 유포·재유포(18.2%), 유포 불안(17.4%) 피해가 여전히 많은 데 이어 최근에는 불법 사진 합성과 남성 청소년 대상 몸캠 피싱, 대출 조건 나체사진 전송 등의 가해도 증가 추세다.
특히 채팅 아르바이트 등 돈을 미끼로 성적인 사진을 요구하는 피해가 크다. ‘채팅 1건당 70원’이라는 알바를 제안한 후 ‘사진 1건당 5만원’, ‘영상통화 1건당 20만원’ 등으로 유인하는 식이다.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대가로 사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n번방 사건’ 이후 4년이 흘렀지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는 사라지지 않고 피해가 심각하다며 AI 기술로 피해 사진과 영상에 대한 선제적인 감시·삭제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아동권리 옹호의 일환으로 ‘모유 수유’의 중요성을 알려온 이근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지난 14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1세.
19일 유족에 따르면 이 교수는 1942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떠났다. 1972년 미국 소아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고, 1974~1975년 미국 사가모어아동병원 담당 의사를 비롯해 약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10년간 미국 소아과와 소아정신과 의사로 일했다. 1976년부터는 이화여대 의대에서 강의를 했고 이화여대 동대문부속병원 소아과에서 진료를 시작했다.
이 교수는 ‘소아발달’과 ‘육아’에 관심이 많았다. 미국이나 일본 등과 비교해 국내 소아발달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해 알렸다. 독립심을 키우는 미국식 육아법을 우위에 두고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시선엔 의문을 제기했다. 아이와 밀접하게 상호작용하는 육아의 중요성을 더 강조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모유 수유 전도사’로 나섰다. 2000년대에만 해도 분유가 모유보다 우수한 것처럼 홍보하는 TV 광고도 많았다.
이 교수는 2003년에 책 <똑똑한 엄마는 모유로 키운다>를 출간해 모유를 먹은 아이가 지능이 높다는 과학적 통계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2006년 한국모유수유의학회를 만들어 초대 회장으로도 활동했다. 모유 수유에 대한 인식이 점차 개선된 데에 이 교수의 역할이 있었다.
모유 수유 권장사업을 전개하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서 이사로도 활동한 이 교수는 2014년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면서 모유를 먹은 아이의 IQ가 10점 정도 더 높다며 아기 지능은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국가로서도 큰 이득이라고 말했다. 모유에는 아기에게 필요한 영양분이 들어있어 ‘아동권리’ 차원에서도 ‘모유 수유’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의 유족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며 자식들을 데리고 보육원에 가서 기부하는 걸 보여주시기도 했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어머니가 남긴 발자취를 잘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용기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최근 나는 이 질문에 사로잡혀 있다.
시작은 BBC 다큐멘터리 <버닝썬 - K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한 여성들의 이야기>였다. 다큐는 일군의 남성 K팝 스타들이 여성을 강간하고, 불법 촬영물을 돌려보며, 심지어 성상납을 했던 사건이 밝혀질 때까지 중요한 역할을 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바로 이 다큐에 ‘용기’라는 단어가 나온다. 2019년 버닝썬 관련 단톡방을 처음으로 기사화했던 강경윤 SBS 기자의 인터뷰 내용에서다.
강 기자는 경찰유착, 성폭행, 불법촬영 등 총체적인 범죄 정황이 기록되어 있던 단톡방 내용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난관에 봉착한다. 대화에 언급되는 고위 경찰의 실체를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 그 고리를 풀어준 사람이 고(故) 구하라였다. 그는 강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단톡방에 있었던 최종훈을 설득해 그 경찰 인사가 누군지 밝히도록 한다. 이 이야기를 전하며 강 기자가 말한다. 구하라씨는 정말 용기 있는 여성이에요. 아, 용기. 나는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진 채로 그 말 앞에 머물렀다.
용기는 구하라만의 것은 아니었다. 정준영이 성범죄로 피소된 사실을 가장 먼저 보도한 스포츠서울의 박효실 기자도 용기를 낸 사람이다. 버닝썬 사건의 출발점이 된 기사를 쓰고 난 뒤 박 기자는 정준영의 팬들과 ‘안티 페미니스트’들에게 무차별 공격을 당했다. 이 괴롭힘은 온·오프라인으로 수개월간 계속되었다. 두 번의 유산을 겪으면서도 버텼던 이유 중 하나는 내 뒤에 많은 여기자들이 동일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본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 역시 용기를 말하고 있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전설적인 사진작가 낸 골딘의 삶과 작품세계를 소개한다. 세계가 강요하는 정상성과의 불화를 이미지로 승화해낸 작품의 도발적인 아름다움도 인상적이었지만, 동시에 그가 지금 벌이고 있는 투쟁의 급진성이 발산하는 미(美)에는 숭고함마저 있었다.
골딘과 동료 활동가들은 마약성 진통제를 팔아 거부가 된 새클러 가문과 4년이 넘는 싸움을 벌였다. 5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약물 중독으로 사망했지만, 국가나 시장은 물론 사법체계조차 새클러를 건드리지 못했다. 그러나 골딘과 동료들은 새클러의 후원을 받아 그들이 피로 번 돈을 세탁해주었던 대학, 박물관 등과 끝까지 싸워 새클러라는 이름에 둘러진 ‘우아한 권력’의 망토를 끌어내린다.
이 투쟁의 용기는 그저 잘나가는 아티스트가 자신의 커리어를 걸었다는 것 혹은 활동가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에 저항하면서 각종 위험을 감수했다는 것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들은 약물 중독자에 대한 낙인 그 자체와 싸우기 위해 이름과 얼굴을 걸고 거리로 나섰다. 몸에 새겨진 중독의 기억을 안고서 말이다. 그야말로 두려운 일이었을 터다.
비지의 열 번째 뜻
글쓰기는 포롱포롱
연애의 조건
저도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잖아요. 구하라는 강 기자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다른 여성들이 이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이건 버닝썬 성폭력 피해자가 BBC 인터뷰에 응하며 한 말이다. 버닝썬은 K팝 스타들의 일탈이라는 표면을 뚫고 들어가 한국 사회 남성연대의 노골적인 얼굴을 폭로했다. 박효실의 용기에 강경윤의 용기, 구하라의 용기, 그리고 수많은 여성들의 용기가 더해진 자리에서 비로소 그 심층까지 들어가는 길이 열렸다. 그리고 그들이 겪은 일이 그들을 용감하게 만들었다. 골딘과 약물 중독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 경험이란, 그런데, 나를 해치고 더 움츠러들게 만드는 경험이라는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래서’가 아니라 ‘그럼에도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불구하고’가 우리를 움직이게 만든다는 걸? 내 무릎을 꺾는 일들 안에서 나는 과연 용기를 낼 수 있을까? 답이 쉽지가 않아 괴롭다.
서울시는 지난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AI 기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24시간 자동 추적·감시 시스템을 강화했다고 22일 밝혔다.
디지털 성범죄는 10~20대 피해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아 성착취물이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유포되는 경우가 많다.
서울여성가족재단 운영하는 ‘서울 디지털 성범죄 안심지원센터’에 접수된 성착취물 삭제 요청 사례를 보면 아동·청소년 피해자가 스스로 신고한 경우는 7.8%에 그친다. 이에 센터 지원관이 지난 1년간 삭제한 2720건의 동영상 가운데 신고 요청 비율은 15.6%에 불과하다.
부모님 등이 피해 사실을 인지하거나 수사·사법기관 신고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서울시는 AI 기술을 통한 자동 추적·감시 알고리즘을 개발해 24시간 불법 영상물을 찾아 삭제를 지원 중이다.
센터 관계자는 추가로 개발한 AI 시스템은 인공지능의 딥러닝 기반 안면인식 기술로 성인과 잘 구분되지 않는 아동·청소년의 성별과 나이를 판별할 수 있다며 영상물에 얼굴이 나오지 않더라도 아동·청소년 피해 영상물 여부를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동 성착취물에 자주 등장하는 책과 교복, 인형 등 주변 사물, 이미지 속 텍스트, 청소년 언어까지 함께 AI가 인식해 최종적으로 피해 영상물 여부를 판별하는 것이다.
또 AI가 SNS 빅데이터 분석으로 아동·청소년 성범죄물 관련 신조어를 자동으로 생성한다. 영상물 검출에 사용되는 키워드를 스스로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삭제지원관이 ‘딥페’(딥페이크의 약자)로만 검색했다면 AI는 ‘뒵페’ ‘뒷페’ 등의 신조어 자동으로 생성해 검색량을 늘린다.
기존에 미국을 중심으로 유포됐던 피해 영상물이 중국과 러시아, 베트남 등으로 확산되고 있어 국가 기반도 넓혀 검색 영역을 확장했다.
2022년 문을 연 센터에는 지난 2년간 935명의 피해 사례를 접수해 3만576건을 지원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가운데 아동·청소년 비중은 첫해 총 50명, 19.2%에서 2023년도 104명, 22.2%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10대 피해 지원도 2026건에서 1만5434건으로 7배 이상 증가했다.
온라인 그루밍(27.5%)과 성착취물 유포·재유포(18.2%), 유포 불안(17.4%) 피해가 여전히 많은 데 이어 최근에는 불법 사진 합성과 남성 청소년 대상 몸캠 피싱, 대출 조건 나체사진 전송 등의 가해도 증가 추세다.
특히 채팅 아르바이트 등 돈을 미끼로 성적인 사진을 요구하는 피해가 크다. ‘채팅 1건당 70원’이라는 알바를 제안한 후 ‘사진 1건당 5만원’, ‘영상통화 1건당 20만원’ 등으로 유인하는 식이다.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대가로 사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n번방 사건’ 이후 4년이 흘렀지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는 사라지지 않고 피해가 심각하다며 AI 기술로 피해 사진과 영상에 대한 선제적인 감시·삭제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아동권리 옹호의 일환으로 ‘모유 수유’의 중요성을 알려온 이근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지난 14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1세.
19일 유족에 따르면 이 교수는 1942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떠났다. 1972년 미국 소아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고, 1974~1975년 미국 사가모어아동병원 담당 의사를 비롯해 약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10년간 미국 소아과와 소아정신과 의사로 일했다. 1976년부터는 이화여대 의대에서 강의를 했고 이화여대 동대문부속병원 소아과에서 진료를 시작했다.
이 교수는 ‘소아발달’과 ‘육아’에 관심이 많았다. 미국이나 일본 등과 비교해 국내 소아발달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해 알렸다. 독립심을 키우는 미국식 육아법을 우위에 두고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시선엔 의문을 제기했다. 아이와 밀접하게 상호작용하는 육아의 중요성을 더 강조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모유 수유 전도사’로 나섰다. 2000년대에만 해도 분유가 모유보다 우수한 것처럼 홍보하는 TV 광고도 많았다.
이 교수는 2003년에 책 <똑똑한 엄마는 모유로 키운다>를 출간해 모유를 먹은 아이가 지능이 높다는 과학적 통계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2006년 한국모유수유의학회를 만들어 초대 회장으로도 활동했다. 모유 수유에 대한 인식이 점차 개선된 데에 이 교수의 역할이 있었다.
모유 수유 권장사업을 전개하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서 이사로도 활동한 이 교수는 2014년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면서 모유를 먹은 아이의 IQ가 10점 정도 더 높다며 아기 지능은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국가로서도 큰 이득이라고 말했다. 모유에는 아기에게 필요한 영양분이 들어있어 ‘아동권리’ 차원에서도 ‘모유 수유’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의 유족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며 자식들을 데리고 보육원에 가서 기부하는 걸 보여주시기도 했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어머니가 남긴 발자취를 잘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용기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최근 나는 이 질문에 사로잡혀 있다.
시작은 BBC 다큐멘터리 <버닝썬 - K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한 여성들의 이야기>였다. 다큐는 일군의 남성 K팝 스타들이 여성을 강간하고, 불법 촬영물을 돌려보며, 심지어 성상납을 했던 사건이 밝혀질 때까지 중요한 역할을 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바로 이 다큐에 ‘용기’라는 단어가 나온다. 2019년 버닝썬 관련 단톡방을 처음으로 기사화했던 강경윤 SBS 기자의 인터뷰 내용에서다.
강 기자는 경찰유착, 성폭행, 불법촬영 등 총체적인 범죄 정황이 기록되어 있던 단톡방 내용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난관에 봉착한다. 대화에 언급되는 고위 경찰의 실체를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 그 고리를 풀어준 사람이 고(故) 구하라였다. 그는 강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단톡방에 있었던 최종훈을 설득해 그 경찰 인사가 누군지 밝히도록 한다. 이 이야기를 전하며 강 기자가 말한다. 구하라씨는 정말 용기 있는 여성이에요. 아, 용기. 나는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진 채로 그 말 앞에 머물렀다.
용기는 구하라만의 것은 아니었다. 정준영이 성범죄로 피소된 사실을 가장 먼저 보도한 스포츠서울의 박효실 기자도 용기를 낸 사람이다. 버닝썬 사건의 출발점이 된 기사를 쓰고 난 뒤 박 기자는 정준영의 팬들과 ‘안티 페미니스트’들에게 무차별 공격을 당했다. 이 괴롭힘은 온·오프라인으로 수개월간 계속되었다. 두 번의 유산을 겪으면서도 버텼던 이유 중 하나는 내 뒤에 많은 여기자들이 동일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본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 역시 용기를 말하고 있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전설적인 사진작가 낸 골딘의 삶과 작품세계를 소개한다. 세계가 강요하는 정상성과의 불화를 이미지로 승화해낸 작품의 도발적인 아름다움도 인상적이었지만, 동시에 그가 지금 벌이고 있는 투쟁의 급진성이 발산하는 미(美)에는 숭고함마저 있었다.
골딘과 동료 활동가들은 마약성 진통제를 팔아 거부가 된 새클러 가문과 4년이 넘는 싸움을 벌였다. 5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약물 중독으로 사망했지만, 국가나 시장은 물론 사법체계조차 새클러를 건드리지 못했다. 그러나 골딘과 동료들은 새클러의 후원을 받아 그들이 피로 번 돈을 세탁해주었던 대학, 박물관 등과 끝까지 싸워 새클러라는 이름에 둘러진 ‘우아한 권력’의 망토를 끌어내린다.
이 투쟁의 용기는 그저 잘나가는 아티스트가 자신의 커리어를 걸었다는 것 혹은 활동가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에 저항하면서 각종 위험을 감수했다는 것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들은 약물 중독자에 대한 낙인 그 자체와 싸우기 위해 이름과 얼굴을 걸고 거리로 나섰다. 몸에 새겨진 중독의 기억을 안고서 말이다. 그야말로 두려운 일이었을 터다.
비지의 열 번째 뜻
글쓰기는 포롱포롱
연애의 조건
저도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잖아요. 구하라는 강 기자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다른 여성들이 이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이건 버닝썬 성폭력 피해자가 BBC 인터뷰에 응하며 한 말이다. 버닝썬은 K팝 스타들의 일탈이라는 표면을 뚫고 들어가 한국 사회 남성연대의 노골적인 얼굴을 폭로했다. 박효실의 용기에 강경윤의 용기, 구하라의 용기, 그리고 수많은 여성들의 용기가 더해진 자리에서 비로소 그 심층까지 들어가는 길이 열렸다. 그리고 그들이 겪은 일이 그들을 용감하게 만들었다. 골딘과 약물 중독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 경험이란, 그런데, 나를 해치고 더 움츠러들게 만드는 경험이라는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래서’가 아니라 ‘그럼에도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불구하고’가 우리를 움직이게 만든다는 걸? 내 무릎을 꺾는 일들 안에서 나는 과연 용기를 낼 수 있을까? 답이 쉽지가 않아 괴롭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