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업데이트]유혹하는 언어, 매혹하는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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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지훈 작성일24-02-26 17:13 조회1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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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의 언어는 세계를 유혹하는 법을 알고 있다. 뼈와 살로 이루어진 인간이 자신을 감싸주는 살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생존 본능이다. 거창하게 말했지만 예쁘고 멋있어지고 싶은 욕망은 시장이 크고 ‘언어’는 그 포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강력한 무기다. 인기 있는 화장품 이름과 상품 설명을 읽다 보면 요즘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언어 감각을 눈치챌 수 있다.
언젠가부터 화장품은 효능 언어 대신 성분 언어를 앞세웠다. 보습보다 ‘히알루론산’을, 주름 개선보다 ‘레티놀’을 강조한다. 수년 전 화장품 문법을 효과에서 성분으로 바꾼 ‘화해’(화장품을 해석하다)와 같은 성분 분석 애플리케이션(앱)이 이룬 성취에, 리뷰 사회가 키운 집단 지성의 힘이 더해진 결과다. ‘성분 언어’의 강력한 설득력과 높아진 전문 용어 이해도가 화장품 문법을 넘어 산업 지형을 바꾸었다. 신기하게도 나 역시 어려운 성분명을 외우고 있다. 화장품을 사기 전 유튜브를 검색하면 피부과 전문의가 지금 내 고민에 딱 맞는 성분을 알려 준다. 나이아신아마이드, 이 어려운 이름을 내가 외우다니. ‘광채를 찾았다’는 후기와 전문의의 강력 추천 덕분이다.
구체적 성분명과 신경전달물질명 등 전문 영역 언어가 자연스레 일상 대화에 등장하고 있다. 어려운 이름과 인스타 팔로워 구매 복잡한 개념 어휘가 왜 인기일까? 정보의 접근성 확대, 색다른 언어의 환기 기능, 고도의 마케팅 전략도 한몫하지만 ‘소통의 효율성’이 가장 큰 이유다. 이들은 정보를 더 투명하고 직설적으로 전달한다. 자극에 끌리는 현상을 ‘도파민 중독’으로, 진정 대신 ‘시카(CICA)’가 더 논리적 설득력을 높인다. ‘I(내향)’와 ‘E(외향)’로 나누면 타인을 더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 모호한 설명이 아니라 실증과 증명으로 입증된 ‘투명한 언어’의 힘이다. 초개인화와 고도의 차별화를 답처럼 여기는 세계에서, 마케팅 언어는 점점 더 전문적이고 세분화되고 첨예해질 것이다. 흰 피부가 19호로, 웜톤과 쿨톤으로, 여름 쿨톤에서 겨울 쿨 브라이트로 세포 분열처럼 쪼개지듯 구체성과 전문성을 주장하는 언어들이 더 많이 세상에 나올 것이다.
그러나 가끔, 나이아신아마이드나 레티놀이 아니라 ‘그냥 피부가 좋아진다’는 설명이 그리울 때가 있다. 도파민으로 설명하기 싫은 ‘마냥 끌리는 마음’이 있다. 외향형도 내향형도 아닌 그냥 나를 설명하고 싶다. 모호한 마케팅 언어의 귀환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정보나 지식 유통을 위한 언어와 이야기의 언어는 엄연히 다르고, 소비와 향유의 언어와 대화와 이야기의 언어는 다르다. 직설엔 유혹은 있어도 매혹은 없다. 이야기 언어에는 신비함과 매혹이 필요하다. 미스터리함에 끌리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인간은 세로토닌과 코르티솔 너머의 행복과 불안, 도파민 너머의 끌림에 더 큰 매혹을 느낀다. ‘엄마 손이 약손’처럼,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처럼 가끔은 그냥 원인 모를 마술적 힘에 이끌리고 싶다.
우리가 나누는 대화의 재료만큼은 조금 덜 효율적이더라도 더 시적이면 좋겠다. 직설적 언어가 미처 단정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원인 모를 감정의 언어도 세상에 더 많이 필요하다. 내 피부가 좋아지는 건 날 웃게 해주는 사랑스러운 친구들의 응원의 힘이 분명하다. 이걸 세로토닌으로 입증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바르는 순간 빛이 날 것 같았던 랭킹 1위 나이아신아마이드 화장품으로는 아직 광채를 찾지 못했다.
언젠가부터 화장품은 효능 언어 대신 성분 언어를 앞세웠다. 보습보다 ‘히알루론산’을, 주름 개선보다 ‘레티놀’을 강조한다. 수년 전 화장품 문법을 효과에서 성분으로 바꾼 ‘화해’(화장품을 해석하다)와 같은 성분 분석 애플리케이션(앱)이 이룬 성취에, 리뷰 사회가 키운 집단 지성의 힘이 더해진 결과다. ‘성분 언어’의 강력한 설득력과 높아진 전문 용어 이해도가 화장품 문법을 넘어 산업 지형을 바꾸었다. 신기하게도 나 역시 어려운 성분명을 외우고 있다. 화장품을 사기 전 유튜브를 검색하면 피부과 전문의가 지금 내 고민에 딱 맞는 성분을 알려 준다. 나이아신아마이드, 이 어려운 이름을 내가 외우다니. ‘광채를 찾았다’는 후기와 전문의의 강력 추천 덕분이다.
구체적 성분명과 신경전달물질명 등 전문 영역 언어가 자연스레 일상 대화에 등장하고 있다. 어려운 이름과 인스타 팔로워 구매 복잡한 개념 어휘가 왜 인기일까? 정보의 접근성 확대, 색다른 언어의 환기 기능, 고도의 마케팅 전략도 한몫하지만 ‘소통의 효율성’이 가장 큰 이유다. 이들은 정보를 더 투명하고 직설적으로 전달한다. 자극에 끌리는 현상을 ‘도파민 중독’으로, 진정 대신 ‘시카(CICA)’가 더 논리적 설득력을 높인다. ‘I(내향)’와 ‘E(외향)’로 나누면 타인을 더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 모호한 설명이 아니라 실증과 증명으로 입증된 ‘투명한 언어’의 힘이다. 초개인화와 고도의 차별화를 답처럼 여기는 세계에서, 마케팅 언어는 점점 더 전문적이고 세분화되고 첨예해질 것이다. 흰 피부가 19호로, 웜톤과 쿨톤으로, 여름 쿨톤에서 겨울 쿨 브라이트로 세포 분열처럼 쪼개지듯 구체성과 전문성을 주장하는 언어들이 더 많이 세상에 나올 것이다.
그러나 가끔, 나이아신아마이드나 레티놀이 아니라 ‘그냥 피부가 좋아진다’는 설명이 그리울 때가 있다. 도파민으로 설명하기 싫은 ‘마냥 끌리는 마음’이 있다. 외향형도 내향형도 아닌 그냥 나를 설명하고 싶다. 모호한 마케팅 언어의 귀환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정보나 지식 유통을 위한 언어와 이야기의 언어는 엄연히 다르고, 소비와 향유의 언어와 대화와 이야기의 언어는 다르다. 직설엔 유혹은 있어도 매혹은 없다. 이야기 언어에는 신비함과 매혹이 필요하다. 미스터리함에 끌리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인간은 세로토닌과 코르티솔 너머의 행복과 불안, 도파민 너머의 끌림에 더 큰 매혹을 느낀다. ‘엄마 손이 약손’처럼,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처럼 가끔은 그냥 원인 모를 마술적 힘에 이끌리고 싶다.
우리가 나누는 대화의 재료만큼은 조금 덜 효율적이더라도 더 시적이면 좋겠다. 직설적 언어가 미처 단정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원인 모를 감정의 언어도 세상에 더 많이 필요하다. 내 피부가 좋아지는 건 날 웃게 해주는 사랑스러운 친구들의 응원의 힘이 분명하다. 이걸 세로토닌으로 입증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바르는 순간 빛이 날 것 같았던 랭킹 1위 나이아신아마이드 화장품으로는 아직 광채를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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