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윤석열식 ‘민생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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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지훈 작성일24-02-26 13:09 조회1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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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윤석열 대통령 입에서 떠나지 않는 말이 ‘민생’이다. 그는 22일 경남 창원시에서 지역 기업인들을 만나 원전이 곧 민생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자그마치 14번째 이어온 ‘민생토론회’ 자리였다. 지난 18일에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갖고 민생 현안 집중 등 제반 사유로 인해 방문을 연기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국민들은 초유의 나흘 앞 국빈 정상방문 취소 사유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이 아니라 ‘민생’ 때문이었음을 비로소 듣게 됐다. 말의 사용 빈도로만 보면 가히 ‘민생 대통령’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해외 순방이 너무 잦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지난해 12월26일 국무회의에서 순방이 곧 일자리 창출이자 민생이라고 말했다. 도대체 뭐지? 한국어를 이해하는 사람들이라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불과 두 달 전에는 순방이 곧 민생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민생을 위해 순방을 가지 않는다 했다.
윤 대통령에게 도대체 그 민생이란 어떤 의미를 갖는 말일까. 누군가가 어떤 말을 아무 곳에나 너무 자주 써서 그 의미가 불분명해지다 못해 상충되는 지경에 이른다면, 사회적 약속인 언어로서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민생의 사전적 정의인 ‘일반 국민의 생활과 생계’에 그대로 집중해서는 발화자 의도를 파악하는 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그럴 땐 맥락을 파악해야 하는데, 그와 가까운 이들이 그 말을 어떻게 쓰는지 보는 게 도움이 된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 여사 명품백 수수 문제로 갈등을 겪은 뒤인 지난달 29일 오찬 회동을 했을 때 동석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말이다. 오늘은 민생 문제만 얘기했다. ‘윤·한 갈등’이 격했던 때라 그 말을 그대로 믿는 이는 찾기 어려웠다. 명품백 물음에 민생 얘기로 빠져나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윤 대통령이 민생이란 말을 쓸 때는 ‘명품백은 생각하지 마’라는 의미로 읽어야 할 것 같다.
민생만큼 그 쓰임이 구체적이지 않아 공허하고, 사람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쓰이는 말도 없는 것 같다. 이런 식이면, 정치권도 언론도 이 말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겠다.
택배노동자들의 쟁의행위를 방해하기 위해 회사노조를 설립한 CJ대한통운 집배점주(대리점주)들이 노동위원회에 이어 법원에서도 ‘부당노동행위’ 판결을 받았다.
21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최수진)는 지난 2일 CJ대한통운 조치원집배점주 A씨 등이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구제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집배점주들이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노조의 쟁의행위를 저지하기 위해 회사 노조를 만든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2021년 CJ대한통운 조치원·신세종 집배점주들과 택배노조 CJ대한통운 세종지회는 단체교섭을 몇 차례 진행했지만 결렬됐다. 택배노조는 2022년 2월 한 달여간 파업을 벌였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 무렵 집배점주들은 국민노조 산하 지회를 만들어 집배점과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신세종집배점주 B씨의 남편, 부강집배점의 실질적 집배점주로 대리점주연합회 간부를 지내기도 한 C씨 등 사용자 측 이해관계를 가진 이들이 여기에 참여했다.
이들이 만든 ‘사용자 노조’가 과반수노조가 되면서 기존 택배노조는 쟁의권을 빼앗겼다. 국민노조 지회는 2022년 6월 집배점들과 단체협약도 체결했다. 택배노조는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문제를 유발했던 당일배송, 당일집화 원칙과 주 6일 근무를 명시했다며 택배 노동자의 복무규율만 강화하는 등 근로조건 유지와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협약 체결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집배점주들의 이 같은 행위가 부당노동행위라고 판정했다. 집배점주들은 이에 불복해 2022년 12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지회 설립을 계획·주도하고 집배점 노동자들에게 지회 가입을 권유·유도했다며 사용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노조를 설립해 택배노조의 파업 등 쟁의행위를 저지하려는 목적이 개입된 것으로 보여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해외 순방이 너무 잦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지난해 12월26일 국무회의에서 순방이 곧 일자리 창출이자 민생이라고 말했다. 도대체 뭐지? 한국어를 이해하는 사람들이라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불과 두 달 전에는 순방이 곧 민생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민생을 위해 순방을 가지 않는다 했다.
윤 대통령에게 도대체 그 민생이란 어떤 의미를 갖는 말일까. 누군가가 어떤 말을 아무 곳에나 너무 자주 써서 그 의미가 불분명해지다 못해 상충되는 지경에 이른다면, 사회적 약속인 언어로서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민생의 사전적 정의인 ‘일반 국민의 생활과 생계’에 그대로 집중해서는 발화자 의도를 파악하는 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그럴 땐 맥락을 파악해야 하는데, 그와 가까운 이들이 그 말을 어떻게 쓰는지 보는 게 도움이 된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 여사 명품백 수수 문제로 갈등을 겪은 뒤인 지난달 29일 오찬 회동을 했을 때 동석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말이다. 오늘은 민생 문제만 얘기했다. ‘윤·한 갈등’이 격했던 때라 그 말을 그대로 믿는 이는 찾기 어려웠다. 명품백 물음에 민생 얘기로 빠져나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윤 대통령이 민생이란 말을 쓸 때는 ‘명품백은 생각하지 마’라는 의미로 읽어야 할 것 같다.
민생만큼 그 쓰임이 구체적이지 않아 공허하고, 사람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쓰이는 말도 없는 것 같다. 이런 식이면, 정치권도 언론도 이 말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겠다.
택배노동자들의 쟁의행위를 방해하기 위해 회사노조를 설립한 CJ대한통운 집배점주(대리점주)들이 노동위원회에 이어 법원에서도 ‘부당노동행위’ 판결을 받았다.
21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최수진)는 지난 2일 CJ대한통운 조치원집배점주 A씨 등이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구제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집배점주들이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노조의 쟁의행위를 저지하기 위해 회사 노조를 만든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2021년 CJ대한통운 조치원·신세종 집배점주들과 택배노조 CJ대한통운 세종지회는 단체교섭을 몇 차례 진행했지만 결렬됐다. 택배노조는 2022년 2월 한 달여간 파업을 벌였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 무렵 집배점주들은 국민노조 산하 지회를 만들어 집배점과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신세종집배점주 B씨의 남편, 부강집배점의 실질적 집배점주로 대리점주연합회 간부를 지내기도 한 C씨 등 사용자 측 이해관계를 가진 이들이 여기에 참여했다.
이들이 만든 ‘사용자 노조’가 과반수노조가 되면서 기존 택배노조는 쟁의권을 빼앗겼다. 국민노조 지회는 2022년 6월 집배점들과 단체협약도 체결했다. 택배노조는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문제를 유발했던 당일배송, 당일집화 원칙과 주 6일 근무를 명시했다며 택배 노동자의 복무규율만 강화하는 등 근로조건 유지와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협약 체결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집배점주들의 이 같은 행위가 부당노동행위라고 판정했다. 집배점주들은 이에 불복해 2022년 12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지회 설립을 계획·주도하고 집배점 노동자들에게 지회 가입을 권유·유도했다며 사용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노조를 설립해 택배노조의 파업 등 쟁의행위를 저지하려는 목적이 개입된 것으로 보여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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