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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환영” “우리 피해는?”…권도형 미국 송환, 국내 피해자들 만감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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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지훈 작성일24-02-23 20:51 조회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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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3)가 미국으로 송환돼 재판을 받게 됐다. 미국에서 권씨가 100년 이상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선 중형 선고를 기대한다라며 환영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한국으로의 송환을 기약할 수 없어 국내 피해자 구제는 뒷순위로 밀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현지 일간지 포베다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21일(현지시간) 권씨의 미국 송환을 결정했다. 한국과 미국이 각각 권씨의 신병 확보를 위해 범죄인 인도 요청을 넣은 상태에서, 미국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루나 코인에 투자했던 직장인 윤성진씨(51)는 소식을 듣고 권도형의 미국 송환 결정을 환영한다라고 23일 말했다. 그는 지난 2022년 5월 초 루나 코인에 2700여만원을 투자했다. 한때 10만원에 육박하던 코인 시세가 1000원대로 떨어졌던 때였다. 하락장이지만, 무한정 코인 발행이 될 리 없다고 믿은 윤씨는 루나 코인을 사들였다. 그리고 정확히 이틀 뒤 2000만원은 5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윤씨는 현실적으로 보상을 받기 어렵겠다는 생각에 ‘테라·루나 폭락 사태’ 이후 권씨 등에 대한 소송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투자로 진 빚을 갚기 위해 생업에 전념했다는 그는 보상을 못 받을 것 같으면 처벌이라도 강력히 받아 피해자들의 마음에 위로가 됐으면 한다라고 했다.
윤씨 뿐 아니라,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선 한국에 송환되는 것보다 미국에서 중형을 받는 게 낫다라는 반응이 다수다. 2700여명이 인스타 팔로워 구매 가입한 ‘루나테라코인 공식 피해자 카페’에 전날 미국 송환 소식이 올라오자, 카페 가입자들은 다행이네요. 이제라도 처벌을 제대로 받자 고소하다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간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실제로 권씨는 미국에서 중형 선고가 예상된다. 개별 범죄의 형을 매겨 합산하는 미국 법제의 특성상, 100년 이상의 징역형이 가능하다. 앞서 지난달 유죄평결을 받은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 또한 오는 3월 선고 공판에서 사실상의 종신형인 100년형 이상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에 권씨는 지속적으로 한국 송환을 주장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권씨의 현지 법률 대리인인 고란 로디치 변호사는 법원이 사실관계의 정확성을 검증하지 않았다라며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에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우리나라에서도 현행법상 무기징역 선고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라·루나를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으로 인정하면 50억원 이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 대상으로, 무기징역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코인 사건 전문가인 예자선 변호사는 한국에는 법이 없는 것처럼 다른 가상자산 사기 범죄자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라며 권도형은 미국으로 갔지만 공범 재판이 같은 죄목으로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이니, 법원에서 무겁게 판결되도록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테라·루나 피해자들의 법률대리를 맡은 김현권 LKB앤파트너스 변호사는 권도형에 대한 형사재판은 어려워졌지만, 신현성, 한창준 재판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유죄가 나오면 연대 책임을 져야 하므로 투자자들의 피해 복구 측면에서 기대해볼 부분이 아직 남아 있다. 투자자들도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걸 해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인 권씨는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로 넘어가 권씨는 지난해 3월23일 몬테네그로 공항에서 가짜 코스타리카 여권을 소지하고 두바이로 가는 전용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당시 함께 검거됐던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국내로 송환돼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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