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원 늘리면 반 20등도 의사한다”는 의협의 특권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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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지훈 작성일24-02-23 09:27 조회3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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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이 지난 21일 MBC <100분 토론>에서 지역의사제에서 성적 낮은 학생을 뽑아서 의무근무를 시키면 근로 의욕도 떨어질 것이고, 그 의사한테 진료받고 싶겠나라며 지역인재전형 확대를 반대했다. 그는 지역에 있다고 해서 의대를 성적이 반에서 20~30등 하는데도 가고, 의무근무도 시키고 (하는 것을)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라고도 했다. 성적 우수자만 의사가 되길 국민이 바란다는 건 독단에 가깝다. 외려 그것이 국민 생명을 볼모로 의료 현장을 떠난 의사들이 할 말인지, 하루하루 속 타는 환자들은 보이지 않는지 묻게 된다.
의사들의 엘리트 의식은 뿌리 깊다. 의사협회 산하 의료정책연구소는 2020년 의사 파업 때 공공의대 정책을 비판하면서 ‘전교 1등 의사에게 진료받는 것이 더 좋지 않냐’는 홍보물이 논란을 빚자 사과했다. 병을 진단·치료하는 실력, 환자와의 소통·공감 능력, 생명에 대한 경외심 등이 어찌 고등학교 때 성적으로만 이뤄질 수 있을까. 성적 지상주의를 신봉하는 자기합리화일 뿐이다. ‘반에서 20~30등 한 의사’ 비아냥은 사실에 부합하지도 않는다. 입시 전문가들 분석대로 전국 고등학교 수를 고려하면, 정원을 2000명 더 늘려도 의대 입학은 여전히 최상위 성적 학생들만 통과할 수 있는 ‘좁은 문’이다.
이번 집단행동에도 의사들의 직역이기주의와 특권의식이 깔려 있다. 실제 의사들은 정부의 면허정지 경고를 ‘의사에 대한 도전’이라고 했고, ‘처벌하면 의료 대재앙을 맞이할 것’이라고 겁박하고 있다. 의사들만 뭉치면 정부도 어찌할 방도가 없다는 집단 확신에 빠진 셈이다. 그런 안하무인식 행태가 집단행동의 설득력·신뢰를 떨어뜨리고 시민 공분만 키우고 있음을 의사들은 직시해야 한다.
서울 의사들은 22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궐기대회를 했다. 정부는 이날도 주동자·배후 구속수사 원칙만 밝히고, 의사들은 정부의 증원 계획·필수의료 패키지 백지화를 요구했다. 이런 식이면 강 대 강 대치만 장기화될 수 있다.
의·정 충돌은 궁극적으로 인구 감소·고령화를 감안한 실효적인 증원 로드맵과 필수·지역 의료 보강책이 세워질 때 매듭된다. 국민 생명을 볼모로 파업하면서 의사들이 직업 선택권을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의사들은 집단행동을 멈추고 의료시스템을 새로 짜는 의·정 대화가 하루빨리 열리기 바란다.
엄마의 역사
세라 놋 지음|이진옥 옮김|나무옆의자|484쪽|1만9800원
제목 <엄마의 역사>는 중의적 의미를 갖는다. 17세기부터 20세기 말까지 영국과 북미 중심으로 출산·양육을 둘러싼 어머니의 역사를 다루는 동시에 역사학자 세라 놋이 두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경험하고 느낀 내밀한 개인사를 그 사이사이에 끼워넣는다. 1640년대 목사의 아내 제인 조슬린이 촛불로 밝힌 방 안에서 친구와 가족, 산파의 도움으로 출산하던 장면과 18세기 체로키족 여성들이 오두막에서 출산하는 장면 뒤로 저자가 산부인과에서 조산사의 도움으로 첫 아이를 출산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역사적 기록과 개인의 경험이 결합된 독특한 형식의 글을 통해 독자는 인류 탄생 이후 수천년을 이어온 ‘엄마의 역사’를 현재와 연결해 이해할 수 있다.
세라 놋은 둘째 아이를 가진 상태에서 ‘엄마의 역사’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남성들이 주도했던 정치사와 달리 ‘엄마의 역사’를 다룬 기록을과 자료를 찾기는 어려웠다. 1970년대 여성운동 이후 임신과 출산에 관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여성들이 많아졌지만, 이전의 기록은 일기·편지 등에 모래처럼 흩어져 존재했다.
동사 지향적이고, 일화에 기반하며, 일인칭 시점의 에세이 형식으로 구성된 모성의 역사라는 방법론은 저자가 ‘엄마의 역사’를 쓰기 위해 찾아낸 돌파구인 동시에 엄마 노릇이 갖는 경험의 본질적 특징과 맞닿아 있다. 칭얼대며 돌봄과 관심을 요구하는 아이에 의해 방해받고 끊어지며 구멍이 숭숭 뚫리는 모성은 그 자체로 일화에 적합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평균 7~8명의 아이를 낳았던 17세기 북미 여성들부터 아이를 가지는 것이 ‘선택’이 된 현재의 페미니스트에 이르기까지 모성을 둘러싼 변화와 다양한 이야기를 커다란 모자이크화로 그려낸다.
저자는 글로 된 기록을 남기기 어려웠던 흑인 노예나 원주민 여성, 노동계급 여성의 경험을 담기 위해 노예의 증언, 원주민 보호구역에 대한 인류학자들의 보고서, 구술사나 사회학적 조사에 나온 증언 등을 성실히 수집했다. 또한 트랜스남성의 출산,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하는 레즈비언 등 다양한 ‘엄마 되기’의 경험을 포괄하면서 이성애 가족 중심의 ‘엄마의 역사’에서 벗어난다.
명사를 동사로, ‘어머니’라는 정체성을 ‘엄마 노릇 하기’라는 행동으로 바꿔보라. 전망이 아주 다르게 보일 것이다. 후기 자본주의하에서 모든 종류의 돌보는 이들-입양모, 생모, 고용된 위탁모, 또는 여성, 남성, 레즈비언, 게이, 성전환자, 그리고 그 밖의 사람들-이 외치는 돌봄에 대한 옹호는 실제로 광범위한 연합체를 구축할 수 있다. 21세기는 우리의 발밑에서 여전히 요동치고 있다.
경북 울진지역에 내린 폭설로 전신주가 넘어지면서 200여가구가 정전되고, 외딴 마을 주민 일부가 고립됐다.
23일 경북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25분쯤 울진군 금강송면에서 폭설에 전신주가 넘어지면서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왕피리·쌍전리 등 2개 마을 221가구에 전기공급이 끊겼다. 소방당국과 울진군 공무원 등 90여명이 제설작업을 진행 중이며, 왕피리·소광리 외딴집에 사는 주민 4명이 고립됐다.
울진군은 고립주민들의 안전을 확인한 가운데 이날 오전 중으로 제설작업을 마무리하고 마을 진입로를 확보할 계획이다. 한전도 정전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며 신속히 전기 공급을 재개할 예정이다.
울진 지역에는 금강송면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약 30㎝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23일 오전 6시를 기해 울진군 평지·경북 북동산지에 발령했던 대설주의보를 해제했다.
의사들의 엘리트 의식은 뿌리 깊다. 의사협회 산하 의료정책연구소는 2020년 의사 파업 때 공공의대 정책을 비판하면서 ‘전교 1등 의사에게 진료받는 것이 더 좋지 않냐’는 홍보물이 논란을 빚자 사과했다. 병을 진단·치료하는 실력, 환자와의 소통·공감 능력, 생명에 대한 경외심 등이 어찌 고등학교 때 성적으로만 이뤄질 수 있을까. 성적 지상주의를 신봉하는 자기합리화일 뿐이다. ‘반에서 20~30등 한 의사’ 비아냥은 사실에 부합하지도 않는다. 입시 전문가들 분석대로 전국 고등학교 수를 고려하면, 정원을 2000명 더 늘려도 의대 입학은 여전히 최상위 성적 학생들만 통과할 수 있는 ‘좁은 문’이다.
이번 집단행동에도 의사들의 직역이기주의와 특권의식이 깔려 있다. 실제 의사들은 정부의 면허정지 경고를 ‘의사에 대한 도전’이라고 했고, ‘처벌하면 의료 대재앙을 맞이할 것’이라고 겁박하고 있다. 의사들만 뭉치면 정부도 어찌할 방도가 없다는 집단 확신에 빠진 셈이다. 그런 안하무인식 행태가 집단행동의 설득력·신뢰를 떨어뜨리고 시민 공분만 키우고 있음을 의사들은 직시해야 한다.
서울 의사들은 22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궐기대회를 했다. 정부는 이날도 주동자·배후 구속수사 원칙만 밝히고, 의사들은 정부의 증원 계획·필수의료 패키지 백지화를 요구했다. 이런 식이면 강 대 강 대치만 장기화될 수 있다.
의·정 충돌은 궁극적으로 인구 감소·고령화를 감안한 실효적인 증원 로드맵과 필수·지역 의료 보강책이 세워질 때 매듭된다. 국민 생명을 볼모로 파업하면서 의사들이 직업 선택권을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의사들은 집단행동을 멈추고 의료시스템을 새로 짜는 의·정 대화가 하루빨리 열리기 바란다.
엄마의 역사
세라 놋 지음|이진옥 옮김|나무옆의자|484쪽|1만9800원
제목 <엄마의 역사>는 중의적 의미를 갖는다. 17세기부터 20세기 말까지 영국과 북미 중심으로 출산·양육을 둘러싼 어머니의 역사를 다루는 동시에 역사학자 세라 놋이 두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경험하고 느낀 내밀한 개인사를 그 사이사이에 끼워넣는다. 1640년대 목사의 아내 제인 조슬린이 촛불로 밝힌 방 안에서 친구와 가족, 산파의 도움으로 출산하던 장면과 18세기 체로키족 여성들이 오두막에서 출산하는 장면 뒤로 저자가 산부인과에서 조산사의 도움으로 첫 아이를 출산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역사적 기록과 개인의 경험이 결합된 독특한 형식의 글을 통해 독자는 인류 탄생 이후 수천년을 이어온 ‘엄마의 역사’를 현재와 연결해 이해할 수 있다.
세라 놋은 둘째 아이를 가진 상태에서 ‘엄마의 역사’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남성들이 주도했던 정치사와 달리 ‘엄마의 역사’를 다룬 기록을과 자료를 찾기는 어려웠다. 1970년대 여성운동 이후 임신과 출산에 관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여성들이 많아졌지만, 이전의 기록은 일기·편지 등에 모래처럼 흩어져 존재했다.
동사 지향적이고, 일화에 기반하며, 일인칭 시점의 에세이 형식으로 구성된 모성의 역사라는 방법론은 저자가 ‘엄마의 역사’를 쓰기 위해 찾아낸 돌파구인 동시에 엄마 노릇이 갖는 경험의 본질적 특징과 맞닿아 있다. 칭얼대며 돌봄과 관심을 요구하는 아이에 의해 방해받고 끊어지며 구멍이 숭숭 뚫리는 모성은 그 자체로 일화에 적합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평균 7~8명의 아이를 낳았던 17세기 북미 여성들부터 아이를 가지는 것이 ‘선택’이 된 현재의 페미니스트에 이르기까지 모성을 둘러싼 변화와 다양한 이야기를 커다란 모자이크화로 그려낸다.
저자는 글로 된 기록을 남기기 어려웠던 흑인 노예나 원주민 여성, 노동계급 여성의 경험을 담기 위해 노예의 증언, 원주민 보호구역에 대한 인류학자들의 보고서, 구술사나 사회학적 조사에 나온 증언 등을 성실히 수집했다. 또한 트랜스남성의 출산,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하는 레즈비언 등 다양한 ‘엄마 되기’의 경험을 포괄하면서 이성애 가족 중심의 ‘엄마의 역사’에서 벗어난다.
명사를 동사로, ‘어머니’라는 정체성을 ‘엄마 노릇 하기’라는 행동으로 바꿔보라. 전망이 아주 다르게 보일 것이다. 후기 자본주의하에서 모든 종류의 돌보는 이들-입양모, 생모, 고용된 위탁모, 또는 여성, 남성, 레즈비언, 게이, 성전환자, 그리고 그 밖의 사람들-이 외치는 돌봄에 대한 옹호는 실제로 광범위한 연합체를 구축할 수 있다. 21세기는 우리의 발밑에서 여전히 요동치고 있다.
경북 울진지역에 내린 폭설로 전신주가 넘어지면서 200여가구가 정전되고, 외딴 마을 주민 일부가 고립됐다.
23일 경북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25분쯤 울진군 금강송면에서 폭설에 전신주가 넘어지면서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왕피리·쌍전리 등 2개 마을 221가구에 전기공급이 끊겼다. 소방당국과 울진군 공무원 등 90여명이 제설작업을 진행 중이며, 왕피리·소광리 외딴집에 사는 주민 4명이 고립됐다.
울진군은 고립주민들의 안전을 확인한 가운데 이날 오전 중으로 제설작업을 마무리하고 마을 진입로를 확보할 계획이다. 한전도 정전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며 신속히 전기 공급을 재개할 예정이다.
울진 지역에는 금강송면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약 30㎝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23일 오전 6시를 기해 울진군 평지·경북 북동산지에 발령했던 대설주의보를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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