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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갑수의 일생의 일상]붓다에서 부텨까지, 부터에서 부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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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지훈 작성일24-05-19 21:06 조회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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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스스로 自(자), 말미암을 由(유). 자신을 원인으로 삼는다니 그 얼마나 서늘하고 무서운 말인가. 자유를 많이 입으로 뱉은 자일수록 그 말에서 도망치기 바쁘다. 문명의 밭(田) 위에 누가 주인처럼 앉아 있는 인스타 좋아요 구매 게 由라면, 눈(目) 위에 새 한 마리 걸터앉은 게 自. 자(自)는 ‘몸소, 자기’라는 뜻도 거느린다.
요즘 식당에서 셀프(Self)는 흔히 만나는 단어다. 어제 간 곳에도 셀프가 많았다. 물은 셀프, 셀프 코너, 셀프 앞치마까지. 뜻을 파고들자면 사실 셀프는 그리 쉬운 말이 아닌데도 고개를 갸웃하는 이 아무도 없었다. 저마다 잘 알아서 물과 추가반찬을 직접 가져다 먹었다. 여기에서 셀프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자기’라 할 수 있을까.
국어사전은 자기(自己)를 그 사람 자신이라고 풀이한다. 한편 自古以來(자고이래, 옛날부터 지금까지)의 경우처럼, 자(自)는 전치사로도 쓰인다. 말석에서 노자를 배우는데, ‘自己造也(자기조야)’란 글귀가 나왔다. 자기 스스로 만든다라고 풀이했더니, 선생님께서 여기서는 己(기)만 해도 자기란 뜻이 충분하니, 자기부터 짓는다라고 한 걸음 더 들어간 해석을 주셨다. 이처럼 자기란 여러 겹이다.
부처님오신날. 님만 님이 아니라 기룬 것은 다 님이다. 중생이 석가의 님이라면 철학은 칸트의 님이다(‘군말’, 한용운)를 맛있게 중얼거리다가 재미있는 칼럼을 읽었다. 진리를 깨달은 자를 뜻하는 ‘부처’는 산스크리트어 ‘붓다(Buddha)’에서 온 말이다. 붓다를 음차한 한자가 ‘불타(佛陀)’이고, 중국식 발음은 ‘푸퉈’에 가깝다. 그것이 우리나라로 건너오면서 ‘부텨’가 됐다. (중략) 이 ‘부텨’가 세월 속에서 구개음화 현상 등을 겪으며 변한 말이 ‘부처’다.(‘같으면서 다른 싯타르타와 부처’, 엄민용)
나는 그만 말 하나에 탁, 걸려 넘어졌다. 붓다는 불타, 푸퉈를 거쳐 부텨가 되었다고 인스타 좋아요 구매 한다. 누가 이 ‘부텨’를 부처라고만 알아차리겠는가. 나는 ‘부텨’를 전치사 ‘부터’로 음차해서 짚고 일어났다. 오오, 새롭게 전개되는 말의 궁전. ‘自己’라는 말은 곧 ‘자기부터’이며, 그 연원을 되짚으면 ‘자기부텨’에서 ‘자기부처’까지 연결된다. 중생이 곧 부처다. 이 말의 의미를 부처님오신날에 이렇게 나름 증명해 보았구나.
새에 관한 몇 가지 풍경
입술에 관한 몽상
서정춘이라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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