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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흠의 생활 속 회계이야기]하이브 망신 넘어 K팝 공든 탑 위협…그만해, 이러다 다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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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지훈 작성일24-05-18 04:47 조회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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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하이브와 자회사인 어도어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하이브는 여자 아이돌 뉴진스의 소속사인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시도가 있어 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어도어는 자사 주식 80%를 하이브가 갖고 있고 민희진 대표 지분은 18%밖에 없어서 경영권 탈취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밖으로 공개되지 않은 주주 간 계약서나 각종 내부 자료들에 대한 감사 결과가 어떤 결론을 가져올지 지금 상황에서는 예상이 쉽지 않다.
그 와중에 민희진 대표가 직접 인터뷰에 나섰는데 공개 석상에서 상대방에 대해 온갖 비속어를 쏟아내며 갈등의 골이 깊었음을 보여주었고, 양측 간 비밀스러운 카카오톡 대화 내용까지 적나라하게 공개하면서 진흙탕 싸움이 돼 버렸다. 처음에는 세간의 가십거리로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가졌지만 장기화되면서 결국 기업가치 하락, 오너 리스크 등에 초점이 맞춰지는 모양새다. 양사 간 내홍이 일어난 기간 동안 하이브의 시가총액은 1조원 넘게 증발했다.
하이브는 올해 설립 20년 차를 맞았지만 기업의 면모를 제대로 갖춘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17년 재무제표가 처음 외부감사 대상이 되면서 경영 정보가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개됐다. 그 당시만 해도 자회사는 1개밖에 없었고 임직원 수도 83명에 불과했다. 6년이 지난 2023년 자회사와 임직원 수는 각각 64개, 700명 늘었다.
2017년 매출액 924억원, 자산총액 612억원이던 회사는 6년 뒤인 2023년 자회사 포함 매출액 2조1781억원, 자산총액 5조3457억원의 중견기업으로 거듭났다. 2020년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하면서 주주 수도 18만명이 넘는다.
회사가 짧은 기간 동안 급성장하는 와중에 이런 문제가 불거졌는데 대처 방법은 너무 미숙했다. 어떤 기업이든 성과 평가와 보상에 대한 문제 제기는 늘 있는 일이고 모회사와 자회사 간 갈등도 자주 발생한다. 이런 부분들을 잘 조정하고 동기부여를 시켜서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경영진의 역할이다. 그리고 그런 사항은 대개 기업 내부에서 잘 조정하고 정리하지, 이렇게 외부로 공개해 서로 저격하는 일을 벌이지는 않는다.
이번 사태로 회사와 경영진이 큰 망신을 당했지만 산업 전반에 드리우는 그림자를 빨리 걷어내는 게 더욱 중요하다. 전 세계 많은 팬들의 사랑을 먹고 성장하는 엔터 산업은 다른 산업에 미치는 파급력 또한 매우 크기 때문에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넘기지 못하면 그동안 쌓아올린 K팝의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다. 하이브의 주요 수입원은 음반, 음원, 영상 콘텐츠 등으로 한정되지만 국내 수많은 기업들이 생산하고 있는 K푸드, K뷰티 제품 등의 매출 증가에 연예인들의 기여도가 너무 커서 금액으로 계산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하이브와 자회사의 경영진 간 싸움으로 인해 또 하나 크게 우려되는 것은 바로 소속 연예인들의 정신적 피해이다. 상호 비방으로 인해 자연스레 팬덤까지 극심한 편가르기가 되었으니 멘털이 크게 붕괴되었을 것이다. 싸움을 벌인 어른들이 책임감을 갖고 그들을 잘 치유해줘야 한다.
재무제표 핵심은 ‘신뢰성’…면밀히 살펴 ‘비적정’ 피해야
지배구조 개선 없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없다
재무상태표에 안 보이는 ‘우발부채’…안전 투자하려면 반드시 확인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사 경영진은 감사자료 공개와 반박으로 더욱 공세를 높이며 서로 끝장을 보겠다는 분위기인데, 이것도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너무 많이 엎질러진 물이라 다시 담을 수는 없겠지만 경제적, 정신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조속히 마무리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그래야 모두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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